이란 정부가 이슬람 가치 확립과 상충된다는 이유를 들어 사립학교에서의 음악교육을 금지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란 교육부 사립학교 담당국장 알리 바게르자데는 1일 전화 인터뷰에서 "악기 등의 사용은 우리의 가치 시스템 원칙에 반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란의 사립학교는 현재 전국적으로 1만 6천개교에 달하며 110만명의 학생들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이란 정부의 이번 조치는 최근 당국이 새로운 도덕규범을 추진하면서 전국적인 차원의 '대학생 복장규정' 시행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단행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바게르자데 국장은 이날 "국립학교의 음악교육은 항상 금지되고 있다고 있다"면서 음악을 가르치는 학교는 영구 폐쇄조치되고, 해당학교 책임자는 다른 학교를 개설할 수 없도록 하는 등의 강도높은 제재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조치는 특히 이란 전통음악에서 이용되는 악기를 포함해 모든 유형의 악기 교육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바게르자데 국장은 덧붙였다.
앞서 이란 국립 쉬라즈 의과대학은 큰 소리로 웃는 것은 물론 하이힐, 단정하지 않은 복장 등을 금지하는 행동규범을 도입했으며, 곧이어 모스타파 모하마드-나자르 이란 내무장관은 지난 5월 사회문화적 병폐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 복장규정 시행 등 '도덕적 품행유지를 위한 예산'으로 15억달러를 책정했다고 발표했다.
모하마드-나자르 장관은 도덕규범 관련 규정을 위반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경찰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강력한 제재 방침을 내비쳤다
이란의 한 고위 교육관리는 이와 관련해 이란 대학생들을 위한 단일 복장 규정을 마련하기 위한 전문위원회가 구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위원회에는 과학연구기술부와 보건부, 사립대학 등 주요 대학 관계자들과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마네이의 대학교육 담당자들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과학연구기술부 잘릴 다라 문화담당국장은 "대학생 복장에 관한 단일정책과 기준 등이 있다면 최선이 될 것"이라면서 "이런 기준이 있다면 개별대학이 각각 상이한 기준들을 시행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다라 국장은 "이란 내 대학들이 단정치 못한 옷을 입는 학생들에 대해 이미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테헤란 대학은 학생들이 구내에서 적절치 않은 옷을 입고 다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쉬라즈 국립의대 대변인은 전화 인터뷰에서 쉬라즈 대착이 만든 행동규범이 전국적인 기준으로 채택될 것이라고 밝혔다. 쉬라즈 의대는 재학생 5천명 규모의 국립 의대로 의료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쉬라즈 대학이 지난 2월 20일자로 시행에 들어간 행동규범은 여성들의 경우 정부의 지침기준에 따라 무릅 밑까지 내려오는 헐렁하고 무거운 색조의 옷을 입도록 하고 있으며 남성들에 대해서는 결혼반지를 제외한 일체의 보석류와 짧은 소매의 옷 착용을 금지하고 있다.
또 신발류의 경우 발가락 부분이 뾰족한 신발이나 3㎝ 이상의 하이힐은 허용하지 않고 있으며, 샌들과 화장, 흡연도 금지된다.
이란에서는 지난 4월 금요 기도를 주관하는 성직자가 점잖치 못하게 옷을 입는 여성들이 지진을 유발하고 있다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란 당국은 종교적 가치와 사회안정 및 도덕적 규범 등을 지킬 필요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여름철 42도까지 오르는 폭염에서도 여성들이 이슬람 복장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매년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