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들이 미식축구·농구·야구 등 스포츠 선수에게 지출하는 비용이 일반 학생의 거의 2배에 달해 대학 재정의 건정성을 크게 해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런 사실은 미국의 비영리단체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대학간 체육에 관한 나이트위원회(Knight Commission on Intercollegiate Athletics)'가 17일 공개한 24쪽 분량의 보고서에서 밝혀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5~2008년 103개 공립대학 중 97개대에서 미식축구 선수 1명당 지출비가 평균(중간값 기준) 8만 4446달러로 37.5% 증가한 반면 일반학생 지출비는 1만 3349달러로 2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남동부 리그전에 참가하는 대학들의 경우 선수 1인당 지출비는 평균 14만 4592달러로 일반학생(1만 3410달러)의 10배를 넘는 등 미식축구 선수에 들이는 비용이 대체로 5~11배 많았다.
나이트위원회는 미식축구 상위팀을 보유한 대학들이 불과 600명의 선수를 위해 지출할 비용이 2020년에 2억 5천만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지난 5년간 매년 영업이익을 낸 대학 스포츠 프로그램이 7개밖에 안 된다며 과도한 스포츠 비용으로 대부분의 대학이 학생과 학부모, 주정부의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상당한 재정 압박과 스포츠 비용 급증은 일반학문과 체육이 서로 옹호할 수 없는 무한경쟁을 유발하고, 나아가 고등교육 자체에 대한 신뢰의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개선책으로 스포츠부의 채무·지출 등 재정의 공개, 추계 야구대항전과 같은 비(非) 전통적 시즌경기 폐지, 비코칭스태프 및 선수단 축소 등의 비용 절감 노력 등을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입법을 통해 스포츠 비용 과다 지출을 규제하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18개월의 연구 끝에 보고서를 낸 나이트위원회는 전·현직 총장과 선수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건의 사항은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가 대부분 진지하게 검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