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대 신임 교총 회장과 부회장단을 가리는 개표 작업은 120명의 개표요원이 꼬박 12시간을 매달리고서야 끝이 났다.
20일 오전 9시 40분 여의도우체국으로부터 46개 박스 분량의 투표봉투가 택배차량으로 이송됐고 진만성 선거분과위원장과 각 후보 측 참관인들이 박스마다 일일이 사인을 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개표작업의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회송된 1만 3893개의 겉봉투중 1만 3345개의 봉투가 유효한 것으로 판정됐다. 유권자 17만 7838명 중 투표에 참여한 회원만도 15만 5615명에 달했다. 인터넷 직선으로 치러진 지난 32대 회장선거 투표율이 47.47%, 33대 회장선거 투표율은 87.4%을 넘어 이번 투표율은 87.5%를 기록했다.
교총 대회의실과 세미나실에 마련된 개표장에는 이미 10명의 선거분과위원, 후보 측 참관인, 120명의 개표요원이 선거개시만을 기다렸고 진만성 선거분과위원장이 “개표를 시작한다”고 선언하면서 개표는 빠르게 진행됐다. 당초 10시 30분에 시작될 예정이었던 개표는 1시간 20분이 지연된 11시 40분부터 시작돼 1시30분 겉봉투에서 속봉투와 선거인명부를 분리하는 작업이 완료됐다.
○…당초 예정보다 개표 시작이 늦게 시작돼 밤새 작업에 대한 우려도 나왔지만 이미 한번의 개표 작업을 한 경험, 늘어난 개표요원수로 인해 작업은 지난 선거보다 훨씬 속도를 냈다. 2시 20분부터는 본격적인 속봉투 개봉작업이 시작됐다. 교총 전직원을 포함해 15개 개표대로 나뉘어 8명씩 배치된 개표요원들은 속봉투에서 기표용지를, 다시 기표용지를 후보자 별로 익숙하게 분리해 냈다. 매 단계마다 개표상황을 집계하고 무효 처리된 투표봉투와 용지를 선관위원과 각 후보 측 참관인이 되풀이 확인했다. 선거인명부보다 속봉투가 많거나 속봉투 봉인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 무효표로 처리됐다. 세 후보 모두에다 기표하거나 자신의 이름을 쓴 경우, 아예 기표를 하지 않았거나 낙서만 한 기표용지 등 무효처리된 기표용지의 형태도 제각각이었다.
후보자별 함에 기표용지가 쌓여갈수록 개표장의 긴장감도 고조됐다. 후보자별 참관인들의 눈빛도 점점 날카로워졌다. 개봉된 상자에 따라 후보자가 편중되는 현상도 보여 상자가 달라질 때마다 양상이 뒤바뀌는 모습을 보였다. 작업시간이 5시간을 넘기면서는 개표 요원들의 작업속도도 느려지기 시작했다. 손 끝에 물집이 잡히는가 하면 저린 다리를 주무르거나 어깨를 두드리는 모습도 자주 눈에 들어왔다. 잠깐 동안의 휴식동안 물 한잔을 마시며 흐트러진 기운을 추스르기도 했다. 그러나 기표용지의 향배가 서서히 드러나면서 개표요원들도 개표에 더욱 힘을 내는 모습이었다.
○…저녁 개표작업은 개표대마다 마지막 한 박스를 개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개수기를 동원, 묶음 단위로 후보자별 득표 상황이 본격적으로 집계되면서 개표장의 공기는 더욱 팽팽해졌다. 각 기표대 별 지지도를 체크하며 전체 판세를 점치느라 상황은 점점 분주해지고, 후보자 대리인이 순간순간 상황을 후보자에게 보고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참관인들은 “개표 초반부터 근소한 차이를 보이는 박빙 승부”라면서도 해당 후보의 근소한 우세를 점치기도 했다.
이후 득표의 윤곽이 잡혀가면서 장내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후보자별 득표수에 대한 검표작업이 시작되면서 당선자의 윤곽이 드러났고 해당 참관인의 표정도 대비되기 시작했다. 이윽고 개표는 20일 저녁 11시가 거의 다돼 개표시작 12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기호 2번 안양옥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진만성 선거분과위원장의 결과발표에 개표요원들은 피로를 털어내며 큰 박수를 보냈다. 곧바로 진 위원장은 개표장에서 안양옥 후보와 5명의 부회장 후보들에게 당선증을 교부했고, 신임 회장단은 서로 화환을 걸어주며 격려와 축하의 악수를 나눴고 34대 회장선거의 대장정도 마침표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