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당선자는 24일 "현재의 교원 징계위원회는 적법절차에 전혀 맞지 않는다. 취임하자마자 징계위 구성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내달 1일 교육감에 취임하는 곽 당선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전교조 교사 징계와 상관없이 원론적으로 얘기하겠다"고 전제하고서 "현행 징계위 구성에서 징계위원 9명 중 6명을 교육청 내부인사로 둔 것은 마치 검찰과 법원의 역할을 동일한 기관에서 맡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곽 당선자는 "이런 구성이라면 징계 의결 요구권자와 의결권자를 나눠놓을 이유가 없다"며 "기존의 교원 징계위 구성이 이렇게 돼 있다는 것을 알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강조했다.
곽 당선자가 취임 직후 교원 징계위를 전면 재구성하겠다는 의향을 밝힘에 따라 민주노동당에 가입한 혐의로 중징계(파면·해임) 의결이 요구된 서울지역 전교조 교사 16명 등에 대한 징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0일 이들 교사에 대해 징계 의결을 요구했지만 징계위 소집 일정을 잡지 않아 징계권을 사실상 새 교육감에게 넘겨놓은 상태다.
이들 외에 2008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전교조 교사 13명에 대한 징계 건도 걸려 있다.
서울시교육청 징계위는 '교육공무원 징계령'에 따라 부교육감을 위원장으로 하는 교육청 내부인사 6명과 교육감이 위촉하는 외부인사 3명으로 구성돼 있다.
곽 당선자는 "징계의결 요구를 할 때 이미 결재했던 교육청 고위 간부들이 징계 의결을 한다는 것은 절차적으로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말해 징계위에 외부인사의 참여를 대폭 늘릴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또 '징계사유를 통보받은 교육기관 등의 장(長)은 상당한 이유가 없는 한 1개월 이내에 징계 의결을 요구해야 한다'고 정한 징계령에서 '상당한 이유'라는 문구에 대해서도 '이중잣대'를 적용하지 않도록 명시적인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명시적인 반대 의사 표명에 따라 교육계의 현안으로 떠오른 교원평가제에 대해선 "학생 중심의 서술형 평가를 하겠다"는 기존 원칙을 재확인한 뒤 "현재 진행되는 교원평가 실태를 검증해서 비합리적 요소를 제거하겠다"고 말했다.
곽 당선자는 또 일반계 고교의 학력신장 방안 중 하나로 성적이 높든 낮든 일정 정도만 올라가면 그 부분을 의미있는 성취로 인정해주는 '성적향상점수제'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곽 당선자는 선거 전후에 제시한 여러 공약 중 기초적인 토대는 '교육 부패 척결'에 있다고 밝혀 취임 초기 강도 높은 비리 사정에 나설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