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교육청이 지난 1월부터 전면 실시되고 있는 정부의 교원능력개발평가(교원평가)를 폐지하는 대신 수업평가를 골자로 하는 '자율적 교육평가'를 하반기에 도입하기로 해 정부와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환 교육감은 6일 "교원평가제도를 현행대로 시행할 경우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교원평가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하고 교수학습과 수업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수업평가 방식인 '자율적 교육평가'를 도입해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현행 교원 평가제는 교과부의 생각과 달리 평가 결과가 인사와 급여에 반영될 수밖에 없어 자칫 '교원 줄 세우기'라는 결과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며 "이는 반교육적일 뿐 아니라 그 효과도 의문스럽다"고 설명했다.
또 "교원들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평가를 비전문가인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맡겨 객관성이나 신뢰를 담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입시 경쟁체제에서 진행되는 평가는 수업의 질 향상이라는 본래 취지는 뒷전인 채 성적 위주 교육으로 변질 될 우려마저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현행 교원 평가제는 법적 근거나 교육공동체의 합의 없이 교육청별 교육규칙을 제정해 시행토록 함으로써 교원이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높은 긍지와 사명감으로 교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교원지위향상을위한특별법'의 취지에도 상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새롭게 추진될 '수업평가'는 학생과 교사가 주체가 돼 교과교육 운영계획을 수립해 수업을 하고 '학급별 수업평가회', '학교별 교과협의회'를 통해 '수업활동 평가'를 하는 방식이다.
도교육청은 이에 따라 현행 교원평가의 근거 규정인 '교원평가 시행규칙'을 폐지하는 입법 절차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올 하반기부터 수업평가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조만간 각계 전문가 등으로 T/F을 구성하고 '수업평가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김 교육감은 "수업평가는 교원평가라는 수단적 평가의 성격보다 교사의 교수능력을 향상시키려는 긍정적 측면으로 추진될 것"이라며 "교원 평가제가 부적격 교사를 가려 축출해 내는 것과 달리 수업평가는 수업에 대한 평가를 통해 우수교사를 선별, 인센티브를 주는 긍정적 측면을 부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개인적으로 대학에 있을 때 처음으로 강의평가제를 실시했다"며 "그 결과 강의 수준을 높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수업평가제 역시 이러한 긍정적인 방향에서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법령을 검토한 후 김 교육감이 추진 중인 '교원평가 규칙 폐지안'이 공익을 해친다고 판단되는 경우 폐지안 철회를 요청할 것"이라며 "교원평가는 대다수 국민이 찬성하는 정책인 만큼 교육감이 규칙을 폐지하더라도 올해 안에 관련 법을 통과시켜 안정적으로 시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