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이장무 총장은 8일 "서울대가 한 단계 더 발전하려면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19일 임기 만료를 앞둔 이 총장은 이날 호암교수회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임기 내에 법인화의 초석을 마련했다고 본다"고 자평하고서 "법인화는 서울대에 도약의 기회를 가져올 것이다. 민주당이 먼저 시작한 일인 만큼 여야가 타협해 잘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입법예고된 서울대 법인화법은 올해 6월부터 국회 상임위에 계류돼 있지만 여야 쟁점 법안이라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이 총장은 "법인화로 모든 것이 보장되는 게 아닌 만큼 위험성이 있는데도 (일부 구성원들이) 격렬히 반대하지는 않았다. 반대하는 목소리가 아직 있지만 학교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일인 만큼 그 정도 의사표시는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이 총장은 "서울대는 이제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추구해 존경받는 대학이 돼야 한다. 논문 숫자로 대변돼 온 양적 성장은 지금까지로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는 지난 4월 국내 대학가 추세와는 정반대로 교수 신규임용시 연구업적 평가에서 발표 논문 숫자를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이 총장은 "여유가 있어야 학문이 된다. 연구자가 자유롭게 상상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그들을 닦달하지 말고 여유를 갖고 기다려주는 대학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영어강의 비중을 늘리는 경향에 대해서도 "한국인 교수의 영어 강의를 무리하게 확대하는 것보다 인센티브를 줘 자연스럽게 영어 강의를 유도하거나 우수한 외국인 교수를 채용하는 것이 질적인 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임기 중 지역균형선발전형을 도입하고 외국인 교수 채용을 대폭 늘리는 등 사회적 책무와 국제화를 위해 힘써왔다. 차기 총장 아래서도 이런 노력이 차근차근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총장은 임기를 마치면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로 돌아갔다가 8월 말 정년 퇴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