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 고양예고 미술과 2학년 학생 15명으로 이뤄진 봉사활동 단체 '아띠랑'이다. 아띠랑은 '좋은 친구'를 의미하는 순우리말이다.
지난해에 결성된 이들은 자신의 전공을 살려 벽화를 그리면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띠랑이 벽화를 그리는 장소는 다양하지만 주로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있는 곳이다.
지난해 7월 일산역 앞 쪽방촌을 시작으로 지역아동센터와 노인요양원, 고아원 등 모두 6곳에 벽화를 그렸다.
아띠랑 학생들은 입시로 바쁜 일상을 보내면서도 틈틈이 짬을 내 벽화를 그리고 있다. 수성페인트 구입비도 학생들이 십시일반 모아 충당한다.
동양화를 전공하는 피연정(17)양은 "입시로 바쁘고 육체적으로도 힘들어 처음엔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라며 "하지만 한차례, 두차례 벽화 그리기를 하면서 좋아하는 어르신과 아이들을 보니 그 이유를 알게 됐고 지금은 벽화 봉사활동을 하면 오히려 학업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말했다.
조소를 전공하는 신민아(17)양도 "처음에 봉사활동은 대학 입학을 위해 해야만 하는 것으로 알았지만, 아띠랑은 그림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며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봉사임을 알게 됐다"고 맞장구쳤다.
이들은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처럼 정상수업을 하고 실기수업과 전시회도 준비하느라 바쁘지만, 토요일과 일요일을 이용해 벽화를 그린다고 박근형(17·서양화 전공)군은 전했다.
이들은 또 장소마다 걸맞은 벽화를 그리기 위해 수시로 회의와 토론도 갖는다.
디자인을 전공하는 김도연(17)양은 "도안은 회의를 통해 자유롭게 결정한다."라면서 "대개 아이들이 많은 곳에는 동화 캐릭터를 많이 그리고, 어르신들이 많은 곳에는 꽃이나 나비처럼 자연물을 많이 그린다"고 말했다.
지역주민들이 아띠랑 학생들의 활동을 처음부터 무조건 반긴 것은 아니다.
서양화를 전공하는 선재연(17)양은 "땅에 페인트가 떨어져 지저분해진다며 작업을 가로막는 사람도 있었다"면서 "그럴수록 주변을 깨끗이 정리하고 최선을 다해 그려 완성 후에 고맙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고양시 하늘문 지역아동센터 시설장 이은주(29)씨는 "센터 입구가 어두운 회색 시멘트였는데, 아띠랑 학생들이 다녀간 이후 밝게 변해 아이들이 매우 좋아하며 자주 찾아온다"고 말했다.
아띠랑 학생들은 방학이 시작되는 17일에도 쉬지 않고 고양시 어울림누리 지역아동센터에서 일곱번째 벽화 봉사활동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