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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교원평가제에 학부모 불만·쓴소리 쏟아져

이주호 교과부 차관, 학부모 대표와 간담회

12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 중앙청사 16층 대회의실.

교육과학기술부의 학부모 모니터단으로 활동 중인 초·중·고교 학부모 15명과 간담회를 연 이주호 제1차관은 1시간 30분 가량 쏟아진 쓴소리에 진땀을 뺐다.

교원평가제를 주제로 한 이날 간담회에서 학부모들이 교원평가제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홍보 부족, 준비 미흡 등으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한 목소리로 교과부를 질타한 것이다.

특히 학부모가 교사를 직접 평가하는 학부모 평가와 관련해 '혹시 내 아이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을까' 우려하는 의견이 대세를 이뤘다.

학부모 유도희 씨는 "주변 친구 엄마들로부터 '이거 비밀 보장되는 거 맞아?'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모니터단인 우리도 불안한데 다른 학부모들은 어떻겠느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유정은 씨는 "평가를 하려면 아이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비밀이 보장되는 것인지 걱정하는 의견들이 많다. 암호화된다, 코드화된다고 아무리 홍보해도 학부모들은 과연 그럴까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털어놨다.

류기형 씨도 "우리 아이 학교의 경우 학부모 평가 참여율이 10%밖에 안되는데 역시 익명성 보장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며 "나도 아직 평가를 안했는데, 안했다는 사실을 학교에서 알고 있더라. 그래서 더 놀랐다"고 말했다.

평가 문항이 적절치 않다거나 평가 대상이 너무 많아 어려움을 느낀다는 얘기들도 나왔다.

김진숙 씨는 "영양사나 보건교사까지 평가하게 돼 있는데 엄마들은 이들이 어떤 수업을 하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혼란스럽다"며 "교과 선생님들도 너무 많아 일일이 평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강훈덕 씨는 "고등학생인 우리 아이 학교의 평가 문항을 보니 문항 내용이 초등학교 학생 수준이었다. 주변 학교들도 다 똑 같았다. 대한민국 고등학교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되나 하는 생각에 기가 막혔다"고 꼬집었다.

임은숙 씨는 "학부모들이 교사를 평가할 때 참고하도록 공개수업을 하지만 준비된 수업을 보고자 하는 학부모는 아무도 없다"며 "아예 한 주간을 정해 아무 때나 가서 수업을 볼 수 있게 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영미 씨도 "직장에 다니는 학부모를 위해 야간에 공개수업을 하는 건 어떠냐"고 제안했다.

교원평가제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영미 씨는 "잘못하면 야단치는 선생님을 아이들이 고맙게 생각해야 하는데 오히려 나쁜 점수를 준다"며 "이런 식으로 아이들이 우월감을 갖고 교사를 대하면 교사의 가치가 땅에 떨어질 것 같아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이 차관은 "올해가 전면시행 첫 해여서 여러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며 "학부모들의 의견을 반영해 내년부터는 문제가 없도록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차관은 이어 "익명성을 보장하겠다는 것은 정부가 확실히 약속드린다. 특히 내년부터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통해 학부모 평가를 할 예정인데, 그렇게 되면 익명성 보장에 대한 의구심이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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