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성취도 평가를 둘러싸고 온 나라가 시끄럽다. 진보 교육감들이 자의적 교과부 지침 해석으로 혼란이 가중되고, 급기야 시험거부를 은폐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성취도평가만이 아니다. 학생인권조례 제정, 무상급식 추진 등으로 학교는 수업이 아닌 정치적 공세의 한 가운데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교총은 3대 쟁점 이슈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혀 현장의 혼선을 줄이고자 한다.
▶학업성취도평가 = 초·중·고 교육과정에 제시된 교육목표에 대한 학생의 학업성취 수준을 파악해 학력격차 해소와 학습부진학생에 대한 보정학습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평가는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학생평가를 학생, 학부모 선택권 보장이라는 논리로 이를 거부하거나 부정해서는 안 된다. 다만 평가결과를 학교 홈페이지 게재하는 등 학생 줄 세우기 및 학교 간 서열화 조장, 학교장 경영평가, 학교평가, 교원 인사, 예산반영 등 학교와 교원에게 책무성을 부과해 파행수업이 이뤄지는 것은 문제다. 그러므로 ▲평가 결과를 학부모에게는 자세히 공지하되 ▲초·중학교는 지역교육청 단위로, 고교는 도교육청 단위로 공개하는 방안으로 재검토할 것을 제안한다.
▶학생인권조례 = 찬반 논란이 전개되고 있는 학생인권조례제정이 교육구성원간의 대립과 반목을 조장하고 있음을 매우 우려하며 학생인권 보장과 관련한 사항은 학교 구성원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결정하도록 학교에 맡길 것을 촉구한다. 교총은 교육청이 일률적으로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할 것이 아니라, 지역 및 학교여건을 고려해 교육당사자들의 협의과정을 거쳐 학칙, 교칙 등을 통해 자율적으로 사안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다. 스스로 만든 규칙의 중요성 인식 확산 및 준수의지, 신뢰 확보를 위해 ‘학교규칙 스스로 만들고 지키기’ 캠페인과 특별수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무상급식 = 전면 무상급식을 채택하고 있는 복지제도가 잘 갖춰진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여건은 다르다. 무상급식 전면 실시의 현실성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예산이다. 무상급식 전면 실시로 많은 예산이 들어가 서민, 장애아, 다문화가정 자녀 등의 지원 사업이 축소될 경우, 교육기회 불균등에 따른 보상교육 차원에서 공론화된 무상급식이 거꾸로 서민들보다 중산층 이상의 입맛에 더 맞는 정책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교총은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이 소홀해지지 않도록 방학 중 결식학생에 대한 지원책 강화, 식재료 품질·유통 개선을 위한 학교급식지원센터의 광역·권역별 설립 의무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단계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할 것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