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교육청이 현임 교육감과 교육감 당선자 간 갈등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이재민 부교육감의 소신발언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부교육감은 9일 시 교육위원회 임시회에서 보충발언을 통해 "이번 추경 편성은 그동안 미투자로 미뤄졌던 교육환경개선사업비 등을 계상, 현 교육감의 임기를 원만히 마무리하고자 추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회기가 마지막으로 당선자 의견만 속기록에 남고 현 교육감이나 많은 교직원의 뜻이 제외된다면 후세 역사의 평가가 어떻게 될지 두려운 마음에 나서게 됐다"며 배경을 덧붙였다.
이 부교육감은 "이번 추경은 공·사립을 불문하고 일선 학교 현장 방문 등을 거쳐 사업 타당성, 소요액을 자세히 검토, 필요 사업비만 편성했다"고 강조했다.
이 교육감은 특히 "현·후임 교육감 간 견해차가 있는 자율형 사립고 기숙사 증축비 등은 재정능력을 고려, 공립고와 같은 기준으로 지원하고자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또 장휘국 당선자의 요구대로 추경을 보류하고 예비비로 과다하게 남기는 문제는 조기집행과 지역경제 활성화 지침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 부교육감은 또 "후임 교육감에 대한 각별한 배려를 당부한 안 교육감의 뜻에 따라 취임준비위 사무실 마련, 조직개편, 정원조정, 예산편성 사전 설명과 당선자 요구 사항 반영 등 성의를 다했다"며 "이는 현행법에 예우 근거와 규정이 없음에도 했다"고 말했다.
이 부교육감은 보충 설명 형식을 빌려 장 당선자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등 총대(?)를 맸지만 내부적으로 안 교육감의 의중과 시 교육청 내부 여론이 충분히 감안됐다는 후문이다.
현직 교육위원이자 교육감 당선자인 장 당선자는 지난 5일 시 교육청의 추경 편성에 대해 "자체사업이나 시설사업비를 수백억원씩 편성하는 것은 직선제 후임 당선자에 대한 예의나 배려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또 지방선거 당선 직후부터 7월 직원 인사, 조직개편, 예산편성 등 모든 업무에 대해 사전협의 등을 요구하는 등 현 안순일 교육감과 갈등을 빚어왔다.
장 당선자는 이날 시의회 마지막 임시회 사회를 보던 전원범 의장으로부터 추경안 표결 여부에 대한 입장을 요구받자 얼굴을 붉히며 회의장을 퇴장, 이 부교육감의 발언을 듣지 못했다.
한편, 소신발언을 한 이 부교육감은 조만간 30여년의 공직생활을 정리하고 모 대학 초빙교수로 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