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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대입수석 이태백' 이야기로 들썩

북경시 首席했으나 美 대학서 입학거절 당해
“성적 지상주의 대입제도 반성하는 계기 삼자”


지난 6~7월, 북경시 대학입시 수석인 인민대학교 부속고등학교(人民大學附屬中學) 이태백(李泰伯)학생의 우여곡절적인 대학입학과정이 가뜩이나 무더운 중국의 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다.

2010년 6월7일부터 사흘 동안 치러진 중국 대학입시에서 북경시 수석을 따낸 이태백 학생은 전국의 유명인물로 급부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입시가 끝난 후 대학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brown, Duke, Harvard, MIT, Princeton 등 아이비리그를 중심으로 한 11대학들이 일제히 이 학생의 입학을 거절한 것이다.

이태백 학생이 재학하고 있는 인민대학교 부속고등학교는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중점(명문)고등학교로 같은 학년 학우들이 무려 30명이나 미국의 상위 20내의 대학에, 그중 2명이 하버드대학에 입학한 사실을 감안하면 이는 주목할 만 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교장선생님이 "재(才), 덕(德), 모(貌)를 겸비한 학생"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이태백 학생은 전국 고등학생 수학 콩쿠르에서 일등상을 받는 등 뛰어난 학업 성적을 자랑하기는 했으나 결코 공부만 아는 책벌레가 아니었다고 한다.

고등학교 재학 중 학생회 회장, 학급장, 유엔모이수업 개발자, 자원봉사회 책임자 등 여러 직책들을 맡았을 뿐만 아니라 열렬한 축구 팬이기도 하며 음악에도 많은 흥미를 갖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태백 학생은 북경대학 추첨 입학까지 마다하고 자진해서 대학 입시에 참가했다고 한다. 자타가 공인하는 인재를 미국 유명대학들이 일제히 거절했다는 소식은 급속히 전국 뉴스로 확산되었다.

이태백 학생은 자신의 블로그에 성명문을 발표하여 준비 기간이 짧았던 점, 외국 입시 경험이 부족한 탓에 SAT와 AMC-AIM성적이 이상적이지 못했던 점, 가정형편을 고려해 전액 장학금을 입학 조건으로 제기한 점 등이 지원 실패 원인일 것이라 추측하고, 중국의 명문대인 청화대학에 원서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앙텔레비전방송국(CCTV)을 포함한 각 방송국과 중국교육신문 등 전국적인 매스컴들이 일제히 이 사실을 보도하면서 중국 사회에 더욱 심층적인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1978년 중국이 문화대혁명 때문에 중단됐던 전국 통일 대학입시를 재개한 후, 이를 둘러싼 논란은 한시도 중단된 적이 없었으나 이번 사건은 대학입시를 포함한 교육평가제도에 대한 토론과 반성을 가열화 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성적위주의, 대학입학통일고사만으로 학생들의 입학여부를 결정짓는 현 교육평가제도가 인간의 창조력과 인성 발달을 말살시키는 장본인이며, 이야말로 이태백 학생을 미국 명문대학 지원에서 탈락되게 한 진정한 원인이기에 이를 교훈으로 삼아 중국의 교육평가제도를 국제화 수준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지역발전이 불균형하고 교육 내 비리가 비일비재한 현재 상황에서 학생평가를 각 대학의 자율, 특히 시험관의 주관적인 판단에 맡기는 것은 극히 위험한 일이니 현 평가 제도를 당분간 유지하는 것이 교육공평과 사회 온정 차원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며, 이번 실패는 미국의 교육 평가 가치 기준이 중국과 다르기 때문일 뿐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치열한 논쟁 뒤에는 글로벌화로 인한 중국 학생들의 고등교육 수요의 변화와 날로 심각해지는 지역차이로 인한 모순이 뒷받침하고 있다. 동남부 경제발달지역에서는 선진국 대학들을 지향한 유학 붐이 가속화 되고 있으며 중국의 대학입시를 포함한 평가제도가 외국의 그것과 유사해 질 것을 요구하나, 경제적으로 발달되지 못하고 교육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서부 지역들에서는 본 지역 범위 내에서 통일고시를 보고 지역 내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기존 교육평가제도가 그나마 소중한 교육 기회로 간주되는 것이다.

이런 갈등 속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은 중국의 대학들이다. 올해 들어 전국 고등학생들의 평균 대학입학율은 70%에 접근하고 있으며 북경, 상해 등 주요 대도시들은 80%를 넘어 고등교육 대중화 시대에 몰입했다고는 하나 수많은 선진국 대학들이 거대한 중국 교육 시장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학생모집의 자율조차 허락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중국 내륙의 대학들이 우수 학생을 확보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사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7월초에 동시에 원서를 제출했던 청화대학, 홍콩대학, 홍콩중문대학에서 입학통지를 받은 이태백 학생이 고민 끝에 홍콩대학을 선택했으며 홍콩대학에서는 재학 4년 동안 이태백 학생에게 64만 홍콩달러의 장학금을 지불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세계 각국의 대학들이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천방백계를 내세우는 가운데 중국 내륙 대학들이 우수한 학생들을 확보하려면 효과적인 전략을 시급히 강구해야 함을 잘 설명해준다. 북경대, 청화대와 같은 국내 명문대들도 결코 예외일수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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