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수감자의 학교중퇴 비율 일반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교육투자는 사회복지비용 줄이는 길”
최근 베텔스만 재단의 연구 중 흥미로운 결과가 눈길을 끈다. 교육투자 액수가 높을수록 범죄율 낮아진다는 것이다. 일찍이 존 F 케네디가 말한 바와 같이 학교 중퇴자는 직업을 찾기도 힘들고, 병에 걸릴 확률도 높고, 수명이 짧다. 이는 국가에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국민 교육 수준이 낮아지면 사회복지비용이 높아짐과 동시에 발전능력이 정체되는 것이다. 베텔스만 재단은 이미 작년에 교육투자를 하지 않아서 손해 본 비용에 대해 연구하여 교육투자에 대한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독일의 범죄 통계를 살펴보면 작년 416건의 살인사건, 1만3000건이 넘는 강도, 31만8000여건의 절도가 있었다.
이번 연구를 위해 교도소 수감자 1771명과 전과가 없는 119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베텔스만 재단의 연구결과는 그리 놀랄 만한 내용은 아니다. 하지만 통계상으로 교육수준이 범죄율과의 상관관계가 얼마나 밀접한가는 주목할 만하다. 20세에서 50세 사이의 교도소 복역자 중 중학교를 중퇴한 비율이 일반인보다 네 배나 높았다. 또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김나지움이나 레알슐레를 졸업한 이들과 비교해볼 때 중학교나 고등학교 중퇴자들이 범죄를 저지를 확률은 10%나 높았다. 중퇴자 수를 줄일 경우 절약할 수 있는 비용은 무려 14억6000만 유로다.
물론 이 연구에 대한 비판도 없지 않다. 독일의 저명 범죄학자 크리스티안 파이퍼도 교육수준과 범죄율간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부정하진 않지만 이 연구결과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그는 "새로운 인식의 지평을 열어주는 연구결과라고 포장할 뿐, 깊이 있는 연구라고 하긴 어렵다. 여러 요소들이 어떤 연관관계를 보이는지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경찰대학의 범죄학과 교수 토마스 괴르겐는 "교육은 개인에게 좋은 직업을 가질 기회, 좋은 파트너와 결혼할 기회, 합법적으로 어느 정도의 생활수준을 유지 할 수 있는 기회를 높여준다. 하지만 이를 정확하게 수치로 표현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범죄학자들도 학교 졸업장과 범죄 사이의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혼동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번 연구를 이끈 프랑크푸르트대 경제학 교수 호스트 엔토르프는 독일 유력 주간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교육 수준과 범죄의 인과관계를 증명했다. 범죄를 통해 생겨나는 비용에 초점을 맞춰 연구했다. 교육은 사회 참여와 더 큰 포용을 가능케 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부모가 별거·이혼한 가정의 아이들과 학교를 중퇴하는 아이들이 탈선할 확률은 비슷하다. 부모가 전과자일 경우 자녀가 범죄를 저지르는 확률도 그렇지 않은 가정의 자녀보다 두 배 높았다. 엔토르프는 "매년 1조4190억 유로가 범죄와 관련된 비용으로 들어간다. 이 연구결과가 교육정책 방향설정에 도움이 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최종학력이 우리나라 중학교에 해당하는 하우프트슐레의 졸업장도 못 딴 학생이 2009년 5만8000명이다. 그 중 반 이상이 장애학생들이 가는 특수학교 출신이다. 베텔스만 교육재단 대표인 요오크 드레거는 “통합교육이 중퇴자 수를 반으로 줄일 방책”이라며 “교육재정을 늘려 특별 프로그램을 통해 학교를 지원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토록 많은 학생들이 중도 포기하는 것은 교육시스템 탓이다. 그 결과는 높은 범죄율, 사회보조금 비용 지출, 사회갈등으로 이어진다. 우리 사회는 학교 중퇴자 수를 줄여야 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볼 때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길이다. 교도소, 판사, 보험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