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적응 못하는 아이들…우리도 잘하는 게 있어요
4단계 성찰교실 프로그램 제안, 클래스 협의체 연수도
“아이들은 다 다르죠. 키도 생김새도 생각도. wee클래스를 꾸밀 때도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책장의 크기도 키우는 식물의 키도 다 달리했어요. 어떤가요? 카페가 부럽지 않죠?”
정말 그랬다. 햇살이 환하게 들어오는 넓은 교실이 우선 밝았다. 연노랑의 한쪽 벽면은 다양한 책이 진열되어 있고 다른 벽면은 간접 조명을 받아 빛나고 있는 아이들의 그림과 작품이 전시돼 있었다. 다양한 종류의 보드게임도 갖추고 있어 쉬는 시간 이면 아이들은 부담 없이 이 곳, wee클래스를 찾는다.
“선생님, 왜 제 이름은 기억 못하세요? 섭섭해요.” “미안. 너는 눈빛이 좋아서 선생님이 눈빛만 자꾸 기억하게 되네. 이젠 꼭 이름 불러줄게.” 클래스를 들어서며 스스럼없이 정답게 인사를 나누는 학생들과 우지향 전문상담교사. 23일 서울문화고 Wee클래스의 풍경은 이렇게 화기애애했다.
“교실에서 잠만 자고 늘 조는 듯한 아이가 있었어요. 세상과 잘 소통하지 못한 야스퍼거 증후군의 소지가 다분했죠. 포토테라피를 통해 사진을 찍고 글을 입히는 과정에서 글쓰기에 소질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글을 칭찬하고 격려하는 과정에서 다른 아이들도 능력을 인정하게 되고 지금은 많이 밝아지고 말도 곧잘 한답니다.”
처벌보다는 심리적 지지와 동기부여를 통해 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하고 일회적 이벤트성 체험활동 보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대안교실 프로그램의 운영이 호응을 얻게 되기까지는 교과나 담임교사와의 연계가 주효했다.
“생활지도부나 진로상담부서 선생님들과 의논해서 같이 프로그램을 만들고 상담도 함께 했어요. 고민을 나누면서 아이들에 대한 이해가 훨씬 높아지게 된 거죠. 체벌금지에 따른 성찰교실 운영도 저는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우 교사는 문제행동을 하는 학생의 경우 먼저 담당교사와 1:1 상담을 2회 이상 실시하고 그래도 해결되지 않을 경우, 개별상담을 바탕으로 담당교사가 생활지도부장이나 전문상담교사에게 상담요청을 하도록 했다. 프로그램도 자기이해, 자존감 향상, 행동수정 프로그램, 평가 및 추수관리 협의 등의 4단계 과정을 만들어 공감적 소통을 해나갈 예정이다.
“아이들의 아픈 마음을 조금만 쓰다듬어주면 스스로 자라요. 조금씩 변화하는 아이들을 보면 매일매일 학교에서 케어해주는 게 얼마나 필요한 지 알 수 있어요. 위센터도, 위스쿨도 중요하지만 가장 작은 단위인 위클래스가 그래서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느껴요.”
“12월14일과 23일엔 클래스협의체 연수를 위해 시네마 테라피와 포토 테라피 강좌도 기획하고 있다”는 우 교사는 “전문상담교사가 있는 학교의 아이들과 교사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상담교사가 더 확충될 수 있지 않겠냐”며 “앞으로 일을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