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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2011교원문학상-시 가작>




이상도 하지 묘한 버릇이 생겼어 풀과 나무를 바라보며 숨은 그림 찾는 버릇이 생겼지 햇살은 바람 끝에서 방울방울 떨어지는데 참새 한 마리 모과 향에 취해 퍼덕이더니 사라졌지 더위에 달달 볶여 붉게 멍든 잎이 미온微溫으로 남은 참새 족적足跡을 덮는 시간.






허공으로 뻗은 뿌리 따라 하늘도 붉은 꿈을 꾸기 시작했어 노을을 향해 고개 숙인 채 가게 앞을 기웃대던 저 노인 자벌레처럼 늘어진 그림자가 유모차에 끌려가고 있더군 그림자 속에 구겨진 일상이 종이상자로 유모차에 쌓이고 파지로 남은 생흔生痕은 느릿느릿 뒤를 따르는데 원주율 따라 언덕길 오르는 저 바퀴의 정점은 어디일까 그믐달처럼 나뭇가지 끝에서 망설이고 있을 노인 숨소리 바람은 풍경 속에서 그믐달을 몹시도 흔들어대더군 유모차 바퀴 소리에 깔려 휘청거리는 밤이 오는데 숨소리는 폐지廢紙로 빈 골목을 헤매겠지.

액자 속에서 한 남자가 다가오더군 데칼코마니처럼 오른손을 들면 왼손으로만 답하는 꽤 닮았지만 전혀 닮지 않은 모습이야 액자 속에서 남자가 노인의 숨소리를 따라 걷고 있어 나는 이렇게 또 다른 액자 속에 갇혀 있는데 정말 이상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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