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 정규직화를 위한 법안을 제출할 의향이 있으신가요?", "입학사정관 자격증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까?"
전국 60개 대학 입학사정관 4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0일 오후 제주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2011년 입학사정관제 사례발표 워크숍'.
이들 입학사정관은 입학사정관제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의 대화시간에 대부분 비정규직인 입학사정관에 대한 처우개선이나 신분 안정책 마련 등 제도 보완을 요구하는 주문을 쏟아냈다.
전북대 입학사정관은 "입학사정관의 전문성, 공정성, 책무성, 신뢰성을 확보하려면 법제화를 통한 정규직화가 필요하다. 국회를 통해 법제화하거나 대통령령으로라도 '사실혼' 관계를 벗어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강원대 입학사정관은 "국립대의 경우 학생들의 전형료를 교과부가 가져가고 있는데, 입학사정관의 신분 안정화를 위해 학교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한남대 입학사정관인 김경훈씨는 너무 많은 전형 때문에 입학사정관이 평가업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고, 또다른 사정관은 전문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자격증제를 도입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입학사정관들이 일선에서 바라본 대학입시제도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건국대 이미경 입학사정관은 "입학사정관 전형 선발비율은 대학 자율에 맡겨져 있지만 기존 수시나 정시에 포함된 전형유형으로는 대입제도 전체를 바꿀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입학사정관은 "대학이 지원금만 바라보고 있어서는 제도 정착이 안 된다. 대학 변화를 유도할 방안이 뭐냐"고 물었다.
새만금 지역에 위치한 군산대 류영철 입학사정관은 "지원이 규모가 큰 대학이나 수도권 대학에 유리하게 돼 있다. 정부 지원없이도 잘 해나갈 수 있는 대학보다는 지방에 있는 소규모 독자대학에 예산을 집중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 배명고에서 왔다는 한 교사는 "오히려 고교 지원이 부족하다"며 고교-대학 연계 프로그램에 관련 예산을 지원할 것을 주문했고, 이 장관은 입학사정관들의 이런 요구에 대해 "올해 우리가 집중할 부분이 입학사정관제의 정규직화다. 예산 확보도 진행되고 있고, 100억원 정도 확보해 추가로 지원하는 등 다양한 정책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정부에서는 60개 대학에 대한 집중 지원 정책을 계속 유지하겠다. 그러나 몇년 이내에는 주요대학에서 수시 전체를 입학사정관제로 뽑는 경우가 나왔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람"이라고 대답했다.
자격증제 도입 요청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이 나온 것 같지는 않은데 대교협 차원에서 자격증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교협의 논의 결과와 연구 결과를 존중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입학사정관의 신분 안정화와 전문성 제고 방안, 고교-대학 연계 프로그램, 전형운영의 공정성과 신뢰성 제고 방안 등 각 대학의 운영사례가 구체적으로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