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방과후학교에 참여하는 전국 초·중·고 학부모 10명 중 7명은 방과후학교가 사교육비를 줄이는데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한국교육개발원이 초중고 학생 5077명(방과후학교 참여 학생 3697명, 미참여 학생 1380명)과 이들의 학부모 4582명을 대상으로 방과후학교에 대한 인식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방과후학교에 참여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 중 25.9% 만이 '방과후 학교 참여로 사교육비가 줄었다'고 대답했다.
'많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9.2%, '조금 감소했다'는 답변이 16.7%였다.
반면 64.3%는 사교육비가 '변함없다'고 대답했고 오히려 '늘었다'는 응답률도 9.8%나 됐다. 사교육비가 줄었다는 의견은 초등학교(32.1%), 중학교(23.7%), 고등학교(21.9%) 등으로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낮아졌다.
학생 대상 조사에서도 '방과후학교로 사교육 참여가 줄었다'는 의견은 27.6%로 '보통이다' 30.6%, '그렇지 않다' 41.8% 등이었다.
방과후학교에 참여하면서 사교육도 받는다는 학생도 많았다.
학부모들에 따르면 방과후학교에 참여하면서 사교육을 받는 학생 비율은 66%로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80.3%, 중학교 68.6%, 고등학교 48.2%였다.
이들 학생의 사교육 비율은 월평균 소득이 많을수록 높아져 500만원 이상인 가구의 경우 81.3%가 방과후학교와 사교육을 병행하고 있었다.
응답 학생들은 교과학습보다는 예체능, 취미, 실생활 프로그램을 선호했지만 학부모들은 교과학습 프로그램이 더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이런 결과는 방과후학교 참여 학생들의 사교육비가 미참여 학생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적다는 교육당국의 주장과는 다소 배치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작년 2월 통계청 발표를 인용해 방과후학교에 참여하는 학생이 참여하지 않는 학생보다 사교육비를 연간 53만원 적게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설문은 방과후학교에 대한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작년 7월 진행된 것으로 한국교육개발원은 수개월 간의 분석작업을 거쳐 이달 발간된 '2010년 방과후학교 성과분석 연구' 자료집에 수록해 공개했다.
한편 교육개발원은 초중고 방과후학교 참여율은 2006년 42.7%에서 2008년 54.3%, 2010년 63.6% 등으로 매년 높아지고 있으며 2010년 프로그램 수는 4년전보다 3.8배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2007년까지는 특기·적성 강좌수가 많았지만 2008년부터 교과 강좌수가 급증해 2010년 현재 68.5%(33만8891개)가 교과 강좌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