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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6학년이 겁에 질린 1학년 돌봐

"대참사 앞에서 침착한 일본인
반복적인 교육과 훈련의 결과"

“지금이야말로 배려와 감사를 보여야 할 때다”

사상 유례없는 강진과 쓰나미로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침착하게 질서를 지키는 일본인들의 모습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 가운데 마이니치 신문은 쓰나미가 휩쓸고 간 센다이시 아라하마 초등학교 3층 교실의 칠판에 남아있던 메시지를 소개했다.

지난 11일 지진 발생 후 학생과 주민 300여명이 대피해 있던 이 건물에 금새 쓰나미의 흙탕물이 밀려들었다.

타카오 카와무라 교장은 겁에 질린 학생들을 달래고 6학년 학생들이 어린 학생들을 돌보게끔 했다. 이재민들은 휴대용 전등을 들고 라디오에 귀를 기울였다. 늦은 저녁, 헬리콥터를 이용한 대피가 시작됐다.

함께 대피하고 있던 가쓰요시 하야사카 씨는 “불안했지만 어린이와 고령자를 먼저 구조할 수 있도록 하면서 모두가 함께 견디고 질서를 지켰다”고 전했다.

일본 후쿠오카 한국교육원장 등으로 9년간 일본에 체류했던 김광섭 전남 광양여중 교장은 “이런 일본의 모습은 오랜 교육에서 연유한 결과”라고 말했다. 김 교장은 “학교마다 재난시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안전 매뉴얼을 가지고 있고 정기적으로 훈련 중심의 교육을 실시한다. 또 행정청에서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매년 대피 지도를 송부하는 등 재난 대비 안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도쿄도 교육위원회에서는 한신·아와지 대지진(이하 고베 지진) 일어난 다음 해에 학생 안전 확보를 골자로 하는 ‘학교 방재 매뉴얼’을 제작했다. 2007년에는 지진 뿐 아니라 자연재해(풍수해, 해일, 화산활동)와 신종플루, 조류독감, SARS 등 신종 전염병, 테러 등 다양한 위기상황을 망라해 ‘학교 위기관리 매뉴얼’을 새롭게 발간했다.

이 매뉴얼은 특히 학교별로 학생이 처할 수 있는 상황을 세분화해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사례에 초점을 맞췄다. 학교별 대책에는 일반 학교 뿐 아니라 맹학교, 농아학교, 정신지체자 학교 등으로 구분해 학교에서 이를 토대로 개별적인 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했다.

또 재난 발생시 학교가 대피소로 사용되는 점을 감안하여 대피소로서의 지원 활동(음료수·전기 확보, 응급화장실 설치, 비축물자 배급, 피난민 명부 작성, 학생봉사활동 등)에 대해서도 상세히 안내하고 있다.

지침 뿐 아니라 대비 훈련도 철저하게 이뤄진다. 대학 시절 고베 지진을 경험한 나카무라 쿄코 씨는 “일본에서는 유치원에서 고등학교까지 1년에 약 2~3회 지진 대피 훈련을 받는다. 대피 훈련 전날 교사가 학생들에게 피난방법 등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당일에는 사이렌 소리에 맞춰 실제 훈련을 한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대피훈련은 대개 3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학생들은 지진 발생 사이렌이 울리면 바로 책상 밑으로 몸을 피한다. 그 후, 교사의 지시에 따라 지진 소식과 근처 피난소를 안내하는 방송을 들으면서 머리에 방석을 덮어쓰고 대피소로 이동한다. 마지막으로 대피소에서 선생님이 인원을 확인하는 것으로 끝난다.

훈련 시간도 쉬는 시간, 수업 시간 등 상황에 맞춰서 바꾼다. 지역적 특성에 맞춰 훈련 내용이나 횟수는 조절하고 있다. 자연재해 발생 가능성이 높은 시즈오카 지방에서는 타 지역보다 더 빈번히 대피 훈련을 하고 있으며, 이번 지진이 있던 동북부 지역도 쓰나미 연습을 여러 차례 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후쿠시마에 살고 있던 사카모토 유코 씨는 4살짜리 아들이 유치원에서 최근에만 벌써 여러 차례 훈련을 받았다고 말했다.

쿄코 씨는 고베 지진 발생 당시 초등학생이던 남동생이 자고 있던 와중에도 책상 밑으로 대피한 일화를 소개하면서 “오랜 시간 반복적 훈련이 큰 효과가 있음을 몸소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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