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문제는 오랜 세월 수많은 대책을 내놓았으나 해결되지 못한 과제 중 하나다. 역대정부에서와 마찬가지로 현 정부에서도 여러 개의 사교육 대책기구가 만들어졌고, 또 그 기구를 통해 다양한 정책들이 발표됐다. 국가적 차원에서 ‘사교육과의 전쟁’이란 용어를 써가며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정책들을 쏟아내 왔다.
현재와 같이 학원이 성행하지 않았던 60년대의 주된 사교육은 과외공부였다. 이를 추방하기 위해 “중학교 입시제도의 개선을 위한 연구와 중학교 입시에 대한 학부형 및 일반사회인의 새로운 기풍을 조성하고 계몽을 위한 신문·방송 및 강연회 등을 통한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1968년 2월 19일 자 새한신문(한국교육신문 전신)은 전하고 있다.
당시 과외공부 추방, 즉 사교육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기구 설치 및 정책, 사회적 접근들은 지금과 별반 차이기 없어 보인다. 사교육 대책기구로 60년대에는 ‘밝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사회정화대책회의’가 있었고, 40여 년이 지난 지금은 ‘공교육 경쟁력 강화와 사교육 경감을 위한 민관협의회’가 있다. 두 기구는 모두 몇몇 정부부처 장관, 언론계, 학계, 사회단체 대표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특히, 사교육을 교육문제로 국한하지 않고 국가적 차원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1968년 3월 4일 자에는 학생의 하루일과를 보도하면서 학생건강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입시아동의 하루 일과는 대체로 아침 6시 기상, 밤 11시 취침 시까지 약 17시간 중에 식사나 통학 등으로 소요되는 3시간을 제외하면 약 14시간 정도를 책과 시름한다.(중략) 이러한 현실은 일부 학부모의 허영심이나 미흡한 학교보건사업에도 책임이 있다고 보이나 무엇보다도 정부시책에 그 일차적 책임이 있다.” 이 같은 폐단은 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야간자율학습 자유화, 학원심야교습 제한, 입학사정관제 등 관련 정책들과 연관 짓게 된다.
1968년 7월 29일 자는 서울시내 6학년 학생들의 1년 과외공부비용을 650억 원으로 추산했고, 이 비용을 공교육비로 전환시킬 합리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교원의 처우개선 및 연구비로 충성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최근 추진하는 방과 후 학교나 사교육 없는 학교 운영관이 떠오른다.
1968년 3월 11일 자 사설에는 차년도 중등학교 및 대학의 입시시험을 교과서 내에서 출제한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필요 이상의 경쟁을 부추기는 입시제도, 지식편중의 파행적 교육, 교과서 암기식 교육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는 현 정부가 지난해 3월 발표해 시행하고 있는 대입수능시험을 EBS 방송교재에서 70%를 출제한다거나 혹은 문제의 연계성을 높인다는 정책과 닮은꼴이다. 특히 일류대학이 아니라 중등학교를 나와도 취업의 기회가 보장되는 사회정책이 근본적 해결방안으로 제시한 것은 지금과 다를 바 없는 정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