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교총이 최근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모교에 예산을 집중 배정한 것과 관련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장 교육감의 사과로 일단락되는 듯 했던 이번 사태는 광주교총이 감사원 감사청구를 시사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지난달 25일 광주교총은 ‘광주시교육청 장휘국 교육감 출신 모교에 몰아주기 예산 편성에 관한 광주교총 입장’을 내고 “광주시내 40여개 사립고 지원에는 상대적으로 인색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장 교육감이 자신의 모교인 광주고에는 17억 2000여 만원에 달하는 예산을 배정한 것은 광주교육의 수장으로서 공(公)과를 구분하지 못하는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광주교총은 “광주고 예산 지원 규모는 사립 28개교의 평균 편성액 1억 6000여 만원보다 10배 이상 많은 액수”라며 “수년간 사용하지도 않았던 기숙사 리모델링비에 12억원을 배정한 것은 취임 전인 지난해 8월 자율형사립고에 편성된 기숙사 공사비 전액 삭감을 주장했던 것과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 부당한 처사”라고 설명했다.
송길화 광주교총 회장은 “예산편성의 형평성 측면에서 잘못된 점을 바로잡는 계기가 돼야 했는데 장 교육감이 단순히 사과문만 내는 것은 시민 정서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진지한 제고와 성찰, 반성 없이는 광주시교육청이 교육가족과 시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주교총은 이번 예산 편성과정의 전반에 대한 교육청 차원의 점검과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예산배정 파문은 지난달 22일 열린 광주시의회 교육청 추경예산안 심의에서 진선기 시의원이 “시교육청이 무상급식과 무상교육비 재원마련 등을 위해 올 예산에서 중점관리대상 건물인 C등급 건물 43곳 중 7곳만 관련예산을 편성하며, 교육감 모교인 광주고에는 주차장 지붕공사비, 화장실보수비 등 전체 배정예산의 37.6%를 무더기로 넣었다”고 지적하며 대두됐다.
파문이 확대되자 장 교육감은 지난달 24일 대시민 사과문을 내고 “바쁜 일정과 업무 속에서 방대한 예산을 꼼꼼히 살펴보지 못했다”며 “교육자로 살아온 철학과 원칙이 다르게 비쳐지는 일이 발생해 당혹스럽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