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에는 선생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행사를 한다. 카네이션을 달아 주고, ‘스승의 은혜’를 합창하고, 선생님께 마음을 담은 편지를 보낸다. 사회적으로는 선생님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하고, 교육당국은 교육공로자들에게 표창행사를 한다. 이처럼 스승의 날을 기념하는 것은 제자에게 헌신하는 수많은 교육자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1975년 5월 8일자 새한신문(한국교육신문 전신)에는 전주시 관내 초등학교 교직원들이 ‘스승의 그림자회’를 조직, 불우한 제자들을 돕고 있다는 기사가 실렸다. 780명의 교사들이 담배 아껴 피우기 등 절약운동을 펴 100만원을 모아 등록금이 없어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는 36명의 제자를 도운 것이다.
1992년 5월 20일자 신문에는 강원도 영월 탄광촌에 있는 한 중학교 교직원들이 정기적으로 돈을 거둬 불우제자를 돕고 학생들의 이발까지 도맡아 해 주고 있다는 기사가 실렸다. “130여명의 생활이 어려운 제자들의 수업료를 대납해 주는 한편, 면지역임에도 이발소가 없어 17㎞나 떨어진 영월읍까지 가서 이발을 해야 하는 학생들이 불편함을 겪자 남교사들이 이발 기술을 터득, 이발을 해 주고 있다”는 내용이다.
본지가 주최한 교원작품 공모에서 교단수기로 입상한 작품이 1994년 5월 15일 교육방송을 통해 다큐멘터리로 방영된 일도 있었다. 같은 해 5월 11일자 신문에 의하면 류재신 부산실업고(現 부산관광고) 교사의 이야기다. 류 교사는 어머니가 파출부로 근근이 생계를 꾸려가는 상황에서 만성골수성 백혈병으로 쓰러진 제자를 살리기 위해 1년여에 걸친 모금운동과 헌혈자를 찾아 나서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주위에서 ‘부모마저 포기한 애를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느냐’는 눈총을 받지만 류 교사는 결국 제자의 골수 이식 수술을 주선한다. 4000만원 이상의 수술비, 성공률 50%미만이라는 절망적 상황 속에서도 제자를 살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애쓰는 류 교사. 그의 제자사랑 이야기는 보는 이의 가슴을 적셔줄 것이다”고 보도했다. 자식보다 더한 스승의 끝없는 제자사랑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1990년 5월 14일자 신문에는 당시 포항공과대 김호길 학장의 ‘선생님이 주신 군화 두 켤레’란 기고문이 실렸다. “고등학교 은사님을 찾아뵈었을 때, 고등학교 교복에 운동화를 신은 것을 보시고 선생님께서 신고 계시던 군화를 주시면서 ‘군화는 질기고 먼지가 들어오지 않아서 아주 실용적이라며 신으라’고 하셨습니다. 저의 마음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새신을 사서 며칠간 신으시다가 주신 사려 깊으신 선생님의 마음은 제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스승에 대한 깊은 감사의 마음과 존경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김 학장은 이에 더해 “결국 저는 선생님께서 주신 헌 구두 두 켤레 때문에 새 신 한 번 사보지 못하고 대학을 졸업하고 말았습니다”라는 애교 섞인 글로 더욱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