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 환경교육’은 쉬운 생활습관 개선부터
‘주5일 수업제’ 시행되면 체험식 교육 강화해야
한국교총과 환경부가 함께 추진한 녹색성장 교육주간이 지난달 29일부터 10일까지 전개됐다. 우수지도안공모, 창의 발명전, 녹색생활실천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졌던 행사 끝자락인 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안양옥 교총회장과 유영숙 환경부장관이 만났다. 안 회장과 유 장관은 학생 때부터 좋은 습관을 갖게 하는 것이 녹색교육의 근간이라는 점에 공감을 했다. 대담은 현장에서 진행됐으며, 일부는 이메일을 통해 이뤄졌다.
안양옥 : 늦었지만 취임을 축하합니다. 그동안 한국교총과 환경부는 미래사회는 환경이 경제성장을 주도하고 성장이 또 환경을 개선하는 선순환의 저탄소 녹색성장을 추구하는 사회라는 확신으로 여러 가지 사업들을 추진해와 습니다. 그 중 하나가 ‘녹색성장 교육주간’인데요. 생화학분야 교수출신으로 교육계의 한 가족이신 유영숙 장관께서 환경부를 이끌게 돼 기대가 큽니다.
유영숙 : 환경이나 녹색성장 등은 어린 학생 때부터 그 개념이 잘 잡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한데, 교총과 함께 환경교육에 대한 사업을 같이 진행하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안양옥 : 10일 끝난 ‘녹색성장 교육주간’은 학생들의 열정과 창의성이 마음껏 발휘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자원고갈이나 기후변화 등 다가올 미래는 우리에게 그리 녹록치 않은 상황이 될텐데요. 이번에 보여준 학생들의 모습은 미래를 대비하는 우리의 모습이 ‘그래도 틀을 갖춰가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유영숙 : 기회는 치밀하게 준비하는 자에게만 온다고 했습니다. 우연은 미래를 철저하게 준비하는 사람에게 오는 기회의 다른 말이라 생각합니다. 저탄소 녹색성장은 온실가스와 환경오염을 줄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며, 녹색기술과 청정에너지로 신성장 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새로운 국가발전 패러다임입니다. 이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먼저 인식을 전환하고 행동을 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고통이 수반되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습관, 사회 체계, 우리의 의식 등 모든 것을 바꿔 나가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은 교육이 그 첫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양옥 : 생각해보면 ‘환경교육’이나 ‘녹색생활’이라는 것이 우리 주변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양치질 할 때 물은 컵에다 받기’나 ‘손을 씻고 종이타올을 사용하기보다는 손수건을 사용하는 것’, ‘불필요한 콘센트 뽑기’ 등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또 가까운 거리는 차를 타기보다는 걷는 것도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하나의 방편이라 생각됩니다.
유영숙 : 좋은 말씀입니다. 저도 환경부장관이라는 직책 때문에 뭔가 새로운 것을 하려하기 보다는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을 찾으려 합니다. 안 회장께서도 공감하시겠지만 우리의 어린 시절이 얼마나 가난했습니까. 가난은 절약과 근면을 요구합니다. 그 속에서 습득한 절약정신이 자연스럽게 지금 생활 속에 녹아있습니다. 집에서 불필요한 전등을 끄고, 식사시간에 과도한 상차림을 하지 않습니다. 여름에 에어컨 온도를 28도를 유지하고, 보고서는 이면지를 쓰도록 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이들을 가난하게 키우자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할 수도 없습니다. 생활 속 습관이 중요하다는 말씀입니다.
안양옥 :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지금은 너무나 풍족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기성세대의 잔소리가 아니라 부족함이 없는 세대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이런 풍요로움 속에서 우리가 감수해야 할 고통이 수반되고,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언젠가는 우리의 어린 시절보다 더 가난한 봉착할 수 있음을 늘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경각심이 환경교육을 학생들의 마음속에 잘 녹아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영숙 : 바로 그것이 녹색성장을 위한 환경교육의 핵심입니다. 환경교육은 저탄소 녹색성장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지식·기능·태도와 가치관을 배양하고, 궁극적으로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학교 환경교육을 통해 학생들로 하여금 자연과 생명․인간의 관계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이해하도록 하고, 친환경 가치관 정립과 생태적 감수성을 배양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특히, 환경교육은 우리사회를 저탄소 녹색사회로 전환(Green Conversion)하고 새로운 성장체계를 구축해 나가는 핵심동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탄소 녹색성장이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각 경제주체가 생활 속에서 저탄소 녹색생활을 실천하는 ‘아래로부터의 변화’가 필수적이며, 이러한 변화는 환경교육을 통해 형성된 저탄소 녹색성장 가치관과 실천의식이 학생들을 통해 사회전반에 확산돼 나갈 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안양옥 : 다른 교육 분야도 마찬가지이지만 환경교육은 무엇보다 직접 몸으로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7월이며 주5일근무제가 완전히 정착되고, 교총이 노력해 학교의 ‘주5일수업제’도 곧 도입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정말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여건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환경부, 민간단체, 학교가 연계돼 환경전문가, 교사가 함께 교육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유영숙 : 환경부에서는 다양한 환경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해 국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과 함께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전문가의 심사를 거쳐 정부가 인증하는 인증제도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습지탐사, 갯벌체험, 하천체험, 생태학교, 찾아가는 환경교실, 무등산 체험환경교육 등 지역적 특성이 반영된 130여개 환경체험프로그램을 매년 시도의 심사를 거쳐 선정하고 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국가가 전문가의 심사를 거쳐 51개 환경체험프로그램에 대해 인증서를 부여하여 국민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올해 10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은 환경부가 운영하는 환경교육포털(www.keep.g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환경교육과 관련한 다양한 자료가 제공되고 있으므로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많은 이용을 부탁드립니다.
안양옥 : 추진 중이거나 준비 중인 정책들을 들어보니 이런 것들이 잘 추진되기 위해서는 일선 학교의 선생님들의 지도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 또한 학교현장에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것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유영숙 : 우리부에서는 녹색생활 실천을 확산시키기 위해 가정, 직장, 유통매장, 대학교, 초․중등학교 등 10개 분야별 80개 실천사항을 선정해 지속적인 실천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생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여덟 가지가 있습니다. 학생, 교사, 학교가 함께 실천해나가면 그리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어두운 곳엔 고효율 전등을 밝은 곳엔 햇살 전등을 이용하도록 합니다. 하루 1시간 형광등 15개를 끄면 연간 약 74㎏의 CO₂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전원을 끄면 100Wh의 전력을 절감해 매 시간 42.4g의 CO₂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알림장은 이메일을 이용하고, 교복·교재는 후배들에게 물려주는 문화를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급식은 맛있게 적당하게 남지 않게 먹도록 합니다. 연간 음식물쓰레기로 버려지는 돈이 15조원에 이릅니다. 수도꼭지는 잠그고, 빈병과 캔은 분리수거함에 넣도록 합니다. 이 정도는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안양옥 : 아시는 것처럼 ‘한국교육신문’은 전국의 유·초·중·고 교원 및 대학교원 18만명이 구독하는 신문입니다. 끝으로 녹색국가 구현을 위해 일선 교사와 학생들에게 당부하고자 하는 말씀이 있다면 해주시지요.
유영숙 : 학교는 사회를 바라보는 가치관을 형성하는 곳이라 생각합니다. 사회를 이끌어갈 비전을 만들고 이를 몸으로 실천하는 힘을 기르는 공간이기에 학교에서의 작은 실천은 사회운동으로 확산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장소입니다. 그래서 너무나 할 일이 많습니다. 우선, 우리 사회가 저탄소 녹색사회로 전환(Green Conversion)하고 녹색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선생님과 학생들은 미래를 대비한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실천해 나가고자 하는 열정(Passion)이 있어야 합니다. 선생님은 미래 녹색사회를 짊어지고 나아갈 시민을 양성하고 새로운 리더를 발굴한다는 책임의식(Responsibility)을 가져야 합니다. 현재의 문제는 우리가 당연히 해결해야 하는 일이지만 미래에 다가올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미래 리더를 양성해야하는 책임도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또한, 학생, 교사와 학교는 사회를 바라보는 올바른 안목을 가지고 한쪽에 치우치거나 편견을 가지지 않는 균형감각(Balance)을 가져야 합니다. 교육의 현장에서 저탄소 녹색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열정, 책임의식과 균형감각을 바탕으로 환경교육과 실천이 이루어진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나라는 세계를 선도하는 녹색강국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자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