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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⑳ 사제지정(師弟之情)

故 박정희 대통령과 그의 은사

얼마 안 있으면 일제로부터 국권을 회복한 8·15 광복절이다. 광복절은 우리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또 하나의 사건이 있다.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에서 북한의 사주를 받은 재일교포 문세광이 육영수 여사를 피격한 일이다. 이 시기에 있었던 박정희 대통령과 그의 대구사범 은사인 김영기 선생님(당시 대한 삼락회 회장)에 대한 기사가 새한신문(한국교육신문 전신)에 실렸다.



1974년 8월 29일자 신문에는 “대통령 내외분은 대구사범 은사이신 김 회장을 매년 스승의 날마다 청와대로 초청하는 등 스승으로서의 대접을 아끼지 않았으며, 김 회장은 대통령 내외분의 결혼식에서 축사를 한 이래 두 분의 결혼생활을 옆에서 조용히 지켜봐 왔다”고 했다. 김 회장은 와병 중에 육영수 여사의 타계소식을 듣고 “내가 몸이 이렇지 않다면 단숨에 달려가야 할 내가 이렇게 누워있다니. 대통령이 외로워서 어쩌나”라며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한편 1974년 9월 12일자 신문에는 김 회장의 와병소식을 들은 박 대통령이 은사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전했다. “뜻하지 않던 8·15의 흉변으로 저도 그동안 정신없이 지내느라고 소식을 진작 듣지 못하여 문병의 인사를 드리지 못했습니다. 오늘밤에 저의 주치의를 보내 드릴 터이니 병세를 봐서 입원가료하시는 것이 좋을 듯 하오니 상의하여 주치의의 건의를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부디 정양가료에 전념하시어 하루속히 다시 회춘하시기를 기원할 뿐입니다.” 친필로 엮어 내려간 박대통령의 편지는 분망 애통 속 대통령이 썼다기보다 한 평범한 제자로서의 스승을 향한 정성이 듬뿍 서린 것이었다.

신문은 “김 회장은 ‘가뜩이나 걱정이 많은 분에게 또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고 내 소식이 안들어 갔으면 했는데’라고 답해 제자를 애틋이 여기는 스승과 그 스승의 노환을 염려한 나머지 자신의 슬픔을 헤치고 정리(情理)를 보인 대통령의 훈훈한 미담은 사제지정의 산 본보기가 될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요즘 교실에서 스승과 제자는 없고, 가르치는 자와 가르침을 받는 자만 있다며 학교현실을 한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는 항상 존재하는 것이고, 교실도, 학생도, 그리고 교사도 언제나 존재하는 것이다. 한탄만 할 일이 아니라 사제지간의 정이 담긴 훈훈한 일들이 많아지도록 학교와 사회가 노력해야 한다. 또 이러한 일들이 우리 사회에 많이 알려져 아름다운 학교세상이 만들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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