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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엘 시스테마 꿈꿔요"

▨ 학생오케스트라 이끄는 전북 구이中 황춘자 교사

인근 소규모 학교 학생 54명으로 구성
주 2~3회 연습…배려와 협동심 키워



“합주나 합창을 통해 앞만 보는 경쟁 사회에서 나만 잘난 것이 아니라 배려하고 다함께 어우러지는 능력을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전북 완주 구이중에서 학생 오케스트라를 지도하고 있는 황춘자 교사는 8~12일 이화여대 음대에서 열린 특별한 교사 연수에 참가했다. 학생오케스트라 지도교사 연수의 일환으로 전국에서 모인 교사 45명과 5일 동안 오케스트라 운영 전반에 대한 연수를 받은 것.

“학교 업무 및 오케스트라 운영으로 힘든 상황에서 연수를 받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지 않았는데 참여해보니 악기론에서부터 지휘법과 악보 편곡법까지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황 교사가 재직하고 있는 구이중은 전주에서 차로 30여분에 떨어진 곳에 있는 전교 6학급의 소규모 학교다. 주로 순회 교사의 손에 맡겨지던 음악 교과에 황 교사가 발령받아 오게 된 데는 이 학교 최경주 교장의 의지가 컸다.

“예술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정서를 교육하고 무엇보다 시골 아이들에게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으셨대요.”

음악 교사로 발령받으면서 학기 시작 전부터 학생오케스트라 업무를 분장받아 황 교사는 출장과 업무로 바쁜 나날들을 보냈다. 더구나 학급 수가 작다보니 인근의 다른 소규모 학교(구이초, 청명초)와 연계해 초등학교 1학년에서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다양한 학년의 학생 54명으로 오케스트라를 구성했다.

“여러 학년의 아이들을 가르치느라 고단한 점은 있지만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흐뭇한 마음이 큽니다.”

농어촌 지역의 학교이지만 다른 학생 오케스트라에는 보기 힘든 오보에도 포함돼 있다. 수업 후 짬을 내 주 2~3회 정도 함께 연습을 하고 해당 악기를 전공한 시간강사가 개인 교습도 해준다.

“초등학생들은 이미 방과후 수업으로 바이올린, 플롯, 클라리넷을 배우고 있더라구요. 현악기, 관악기, 타악기가 모두 골고루 포함된 표준형 오케스트라로 운영을 하되 인원이 많은 바이올린이나 플롯은 더 여유 있게 단원을 구성했어요.”

학생들이 모두 자신만의 악기를 갖게 된 것은 두달 여전인 지난 6월. 황 교사는 “처음 악기를 받아들고 놀라기도 하고 좋아하기도 하던 학생들이 기량을 쌓기 시작하면서 좀 힘들어했지만 이제 다 함께 모여 ‘도’ 소리를 내는 것도 무척 신나해 한다”고 말했다.

“음악 교육의 효과는 공부를 벗어나 정서나 인성의 발달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라는 그는 “오케스트라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여러 가지 음악 속에서 악기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고 내가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시골 지역이라 조손가정이나 한부모 가정 등 결손가정이 많은데 악기를 연주하면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달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황 교사는 “인터넷 중독 검사에서 심각한 증세를 보인 1학년생을 설득해 함께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고 있다고 있다”면서 “타악기를 맡아 요새 고무 패드로 열심히 연습 중인 그 학생이 어떻게 변화할지 너무 궁금하다”고 했다. 황 교사의 눈이 기대로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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