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법인화를 앞두고 있는 서울대학교는 총장 직선제를 폐지하는 대신 절충형 간선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은 정관 초안을 13일 발표했다.
서울대뿐만이 아니다. 부산교대는 12일 오후 교수회의를 열어 총장공모제 도입 등 지배구조 개선과 구조개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육과학기술부와 체결하기로 했다. 광주교대도 13일 오후 교수전체 회의를 열고 교과부와의 협약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로써 전국 10개 교육대학 모두 총장 선출방식을 공모제로 전환, 한국교원대를 포함한 전국의 교원양성대학 전체가 ‘총장직선제 폐지’에 동참하게 됐다.
총장직선제는 교과부의 ‘2단계 국립대 선진화방안’의 핵심이다. 국립대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대학의 지배구조, 즉 총장직선제부터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대학개혁의 중심이 바로 총장이기 때문에 선거를 둘러싼 소모적인 파벌싸움 등의 부작용이 심각한 총장직선제를 폐지하는 게 우선적인 과제”라고 밝혔다.
교과부는 총장직선제를 폐지하는 대신 내·외부의 능력 있는 인물이 총장으로 선출되도록 '대학의 장 임용추천위원회' 산하에 내·외부 인사로 구성된 선발위원회를 구성해 총장 후보자를 발굴하도록 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런 정부 방침은 법인 전환을 앞둔 서울대가 13일 공개한 정관 초안에도 분명하게 나타나 있다. 서울대가 공개한 정관 초안에 따르면 서울대학교 법인의 총장 선출은 학내외 인사 20~30명으로 구성된 총장추천위원회에서 2~3명의 총장후보자를 추천하면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하는 방식으로 바뀌게 된다. 추천위 내에 이사회에서 추천하는 인사 외에도 외부인사와 교수 등 학내 위원을 포함시키는 절충형 간선제다.
서울대는 이와 함께 전임강사제를 폐지하고 교수·부교수·조교수로 직급을 단순화하기로 했다. 교수가 소속 학과 외에 연구기관 등의 직위를 겸임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특히 세계적 수준의 우수교원에 대해서는 현행 65세인 정년을 연장해 연구가 가능하도록 했다. 서울대는 17일 공청회를 연 뒤 11월 말까지 정관을 확정해 교과부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