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대 경영학 교수인 크리스텐슨의 시각으로 살펴본 교육의 미래상은 우울하다. 그의 전문 용어인 '파괴적 기술' 기반의 교육 시스템을 가진 집단이 '존속성 기술'을 고집하고 있는 기존의 교육 시스템을 밀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혁신자의 딜레마'(innovator's dilemma) 현상으로 우리 교육의 미래를 들여다볼 때 창조 사회에 맞는 새로운 교육 시스템 구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새로운 시대는 그에 맞는 인재상을 설정하고, 이들을 교육시키는 시스템을 도입해 왔다는 점에서 산업사회를 벗어난 창조 시대의 새로운 교육 시스템이 개발되어야 한다. 창조 시대의 선두권 국가로 진입하려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더욱 더 비상한 노력이 요구되므로, 이미 거대한 관료 조직으로 변한 현재의 학교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학교 운동이 필요하다.
초·중등교육에서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최우선적으로 백지 위에서 새로운 학교를 만드는 것과 같은 혁신적 사고가 필요하다. 서로 같음(획일성)을 벗어나 서로 다름(차별성)을 받아들이는 사회 문화적 바탕이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생각하고 일해서 일등이 되려는 자세, 즉 수월성(excellence)을 심어주는 교육을 해야 한다.
사람들은 대서양을 비행기로 단독 횡단한 최초의 사람은 안다. 그러나 두 번째로 성공한 사람은 누구인지 대부분의 사람은 모르고 있을 것이다. 만약 내가 두 번째로 대서양 횡단을 위해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이등으로 대서양을 횡단하느니 차라리 일등으로 한강을 횡단할 수는 없었을까?
목표를 대서양에서 한강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미 성공한 비행기가 아닌 다른 수단을 이용할 수는 없을까? 비행기로 횡단하면 이등이지만, 비행기가 아닌 다른 수단을 활용하면 일등이 될 수 있다. 상금을 받기 위해 대서양을 횡단한 다른 비행사들과 다른 의미를 가지고 횡단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창의학교 건립기금조성을 위한 비행’이라는 새로운 의미로 하면 일등이 될 수 있다.
단독 비행이 아니라 조종석에 강아지를 태우고 가도 일등이 될 수 있다. 대서양을 비행기로 횡단한 최초의 애견가로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옷을 벗고 비행하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대서양을 비행기로 횡단한 최초의 자연주의자가 되었을 것이다.
수월성을 기반으로 하는 교육 시스템은 지능, 가정의 경제적 지위, 타고난 배경을 무시해도 좋다. 대신에 사람들이 일등 정신을 갖게 해주는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만족시키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시스템은 기존의 학교가 가지고 있는 건물, 시설, 교과서, 운영 체제 등을 필요로 하지 않을 수도 있다.
기존의 산업 사회형 학교를 벗어나려는 움직임은 활발하지만, 확실한 대안은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기존의 교육이 가진 한계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에 머물 수는 없다. 새로운 사회의 틀을 주도한 집단은 그 틀이 유지되는 세상에서 주도자가 된다는 것을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주는 데 가장 최적인 시스템을 도출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 정치 이념도, 집단의 이익도, 개인의 취향도 버려야 한다. 진보니 보수니 하는 정치적 논의도, 어느 편에 이익이 더 많이 돌아가는지에 대한 고집도, 공동체적 논의가 생략된 개인의 믿음 역시 버려야 한다. 아직도 공교육이니 사교육이니 하는 울타리 안에 갇힌 생각으로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현실에서 너무 먼 이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