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구속기소 이후 교육감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임승빈 서울교육청 부교육감이 물러나고 싶다는 뜻을 교육과학기술부에 전했다.
27일 교과부와 교육청에 따르면 임 부교육감은 최근 교과부에 권한대행 교체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피력하면서 검토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임 부교육감은 곽노현 교육감 구속기소 후 9월21일부터 권한대행을 맡았다.
임 부교육감은 교육감 권한대행을 맡을 당시부터 교체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교과부는 당시 9월23일 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 등의 일정을 감안하고 교육청 전반의 행정 공백을 우려해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임 부교육감은 이후 교육계 일각에서 교체 요구가 잇따르자 "공직자로서 인사권자와 조직 전체에 부담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최근 다시 한번 교체의사를 전달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임 부교육감이 곽 교육감 구속 사태를 겪으면서 육체적ㆍ정신적으로 상당한 부담을 느껴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임 부교육감이 사퇴의사를 밝힘에 따라 교과부의 후속 인사도 곧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교과부 안팎에서는 이주호 장관의 신임이 두터운 L모 국장 등 몇몇 인물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교과부는 1급 상당의 교육관료를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으로 발령내 왔다. 부교육감은 서울시교육감의 추천을 받아 교과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형식이어서 임 부교육감이 교체되려면 현재 교육감 권한 대행인 임 부교육감이 스스로 부교육감 후보를 교과부에 추천하는 형식을 취해야 한다.
온화하고 합리적인 성품의 정통관료인 그는 2001년 한완상 전 교육부총리의 비서실장, 2005년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의전비서관을 지내 진보진영에서도 거부감이 없었고 교육감 공백기에도 신중한 자세로 교육청의 안살림을 챙겨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곽 교육감 구속기소 이후 보수 성향의 교육단체와 교과부 안팎에서 임 부교육감을 교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임승빈 교육감 권한대행 교체는 서울 교육행정의 안정적인 지속과 정착의 판을 깨뜨리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교조는 "교과부가 교육감의 공백, 자신들의 입장과 다른 시장이 등장했다는 이유로 학교현장은 물론 서울교육 전체에 엄청난 파행을 불러올 것이 뻔한 교육감 권한대행 교체라는 악수를 두겠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정부가 10.26 보궐선거로 드러난 민심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