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9월 전국 최초로 총장직선제를 도입한 강원대가 시행 23년만에 직선제 폐지를 선언했다.
교과부로부터 구조개혁 중점추진 국립대로 지정된 지 68일 만이다.
강원대는 29일 총장직선제 폐지 수용에 대한 교직원 찬반투표를 벌인 결과 3.3% 차이로 폐지 찬성표가 많아 총장직선제 폐지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교수와 교직원 등 총 투표인단 1천406명 중 기권자 93명을 제외한 1313명(93.4%)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 중 유효투표자 943.2명의 표를 집계한 결과 직선제 폐지 찬성이 487.2표(51.65%), 폐지 반대가 456표(48.35%)로 찬성표가 더 많았다고 대학 측은 밝혔다.
이로써 강원대는 교과부 지정 구조개혁 중점추진 국립대에서 해제되는 동시에 앞으로 2년간 교과부 평가를 받지 않으면서 재정 지원과 특성화 육성 등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고 학교 측은 밝혔다.
강원대 구조개혁 비상대책위 위원장 이창규 교수는 "교수님들의 뜻이 이렇게 모아진 이상 폐지로 가야할 것"이라며 수용의 뜻을 밝혔다.
이 교수는 "구성원들의 뜻이 '교과부를 상대로 끝까지 해보자'는 의견과 '그래도 당장은 학교를 구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양분된 양상을 보이긴 했지만, 투표율이 높은 점, 그리고 찬반의 차이가 근소한 점을 감안할 때 방법은 달라도 모두 '학교를 지켜내자'는 공통된 의지를 지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학의 한 관계자는 "근소한 차이를 보인 만큼 투표 결과를 직선제 폐지로 직결하는 데 대해서는 내분의 소지가 다분할 것"이라며 "큰 틀은 폐지로 정해졌을지라도 내홍을 잠재우고 상처를 보듬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구조개혁 비대위는 내일(30일) 오후 4시 대학본부에서 정기 회의를 열고 직선제 폐지에 따른 대책과 구조 개혁안 수립, 교과부와의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