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수능성적이 발표됐다. 시험을 치르고 ‘물수능’ 등의 여파로 성적에 대한 정확한 위치를 몰라 가슴을 졸였을 수험생들은 이제 자신의 성적에 맞춰 입시 전략을 세워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앞두고 있다. 올해 수능은 이미 예견됐던 대로 쉽게 출제됐음이 확인됐다. 영역별로 차이는 있으나 만점자들이 속출함으로써 한 두 문제만 틀려도 등급이 바뀌는 등 실력보다는 실수 경쟁이라는 지적도 있다.
모름지기 시험이란 실력 차가 반영될 수 있도록 변별력을 갖춰야 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시험을 마무리하고 성적표까지 나온 상황에서 이를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중요한 것은 노심초사하고 있을 수험생들이 자신의 성적에 맞춰 지원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이다. 수능 성적은 수시모집의 경우 최저학력기준으로만 활용되기 때문에 영향력이 크지 않지만 정시모집은 수능점수가 절대적이기 때문에 눈치작전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만큼 수험생들은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에 현혹되지 말고 먼저 학교를 믿고 담임교사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입시전문가들은 정시모집의 경우, 정보의 질적 수준이 당락을 좌우한다고 말한다. 그런 만큼 정확한 입시정보의 제공은 반드시 필요하다. 수험생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담임교사와의 상담이 우선이고 그런 다음 대교협에서 운영하는 대학입학상담센터(1600-1615)를 이용해볼 필요도 있다. 대교협에서는 매년 수능성적이 발표된 후, 사교육 기관을 중심으로 고액의 입시 컨설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일선 학교의 전년도 입시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입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제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되는 22일까지는 대략 보름 정도의 기간이 남아있다. 수험생이나 학부모 그리고 이들을 지도한 담임교사의 입장에서는 그간의 노력에 대한 결실을 수확할 때다. 올 한해 사생활을 포기하고 아이들의 곁을 지켰던 고3 담임교사들의 노고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물수능의 여파로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여 있는 수험생들을 감안하면 그 어느 때보다 진학상담에 혼신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번 입시부터는 수험생과 학부모들도 학교를 믿지 않고 고액의 컨설팅 비용이 드는 사교육 업체로 몰려가는 일이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