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에는 삼강오륜(三綱五倫)과 동료애 등 우리가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덕목이 다 담겨 있어요. 배우다보면 저절로 심성이 맑고 밝아집니다.”
최근 잇따른 자살 등 학교폭력의 심각성이 드러나면서 인성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명덕초 임점택 교장(
사진․61)은 우리 전통문화 특히, 판소리를 통해 ‘바른 교육’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판소리는 집중력을 키우고 정서를 순화시켜요. 한 소절씩 따라 부르며 내용을 이해하고 리듬과 박자를 익혀 소리 내는 과정까지 매순간을 충실히 하다보면 몸 안에 있는 화(火) 기운이 발산된답니다.”
화(火)를 뿜어내니 인성이 올곧게 되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임 교장이 판소리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00년 2월 조상현 선생의 심청가 완창을 관람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 길로 그는 한국판소리보존연구회에 가입, 매주 강습을 받고 매일 2시간씩 연습했다. 2년에 한 번씩 정기공연도 하며 내공을 키워 지금은 심청가를 완창 할 만큼 실력도 늘었다.
“유년시절 농촌에서 ‘노동요’를 부르며 흥겹게 협심해 일했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아이들에게도 이런 경험을 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처음엔 정말 무작정 시작했는데, 눈높이가 문제였어요. 아이들에게 익숙한 ‘토끼와 거북이’를 판소리로 재구성해 가르치니 재미있어 하더라고요.”
2001년 서울천동초 교장으로 부임하면서부터 재량활동시간에 판소리를 가르치고, 외부전문기관들과 연계해 전교생이 판소리를 체험하도록 추진했다. 10년을 그렇게 노력한 결과, 그는 확신을 얻게 됐다고 한다. 아이들이 예의바르고, 밝아지면 ‘폭력’은 설 자리가 없어진다는 사실을 말이다.
“판소리의 장점을 학교현장에 투영시킨다면 신명나고 활기찬 학교문화를 창출할 수 있어요. 학교폭력은 제도적 정비도 필요하지만, 아이들의 의식과 정서순화를 점진적으로 병행해야만 근절할 수 있어요. 마음을 다스리는 데는 판소리만한 것이 없습니다.”
“소리꾼과 고수가 주거니 받거니 이어가는 것은 판소리의 결정적 매력”이라는 그는 “신학기에 앞서 정신, 육체, 언어폭력 근절을 위한 ‘학교폭력 없는 행복한 학교선포식’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학부모들이 마음 놓고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학교, 아이들이 걱정 없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폭력 없는 학교를 판소리를 통해 만들어 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