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떤 일을 할 때 중요한 것이 시기이다. 교육이라는 대명제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바로 ‘언제’라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기말고사의 시기에 대한 논의가 촉발된 것도 교육이라는 큰 목표 달성을 위한 것이라 생각된다.
기말고사의 방학 후 실시로 가장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바로 학생이다. 집중이수제 및 블록타임제 등의 운영으로, 학습의 수준이 높아지고 학습량도 많아져 교과학습에 대한 흥미를 잃어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가 발생되기도 한다. 방학 후 기말고사를 실시하면 그러한 학생들에게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동기가 부여될 수 있다. 방학 때가 되면 어떤 내용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모른다고 하소연 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런 학생들에게 방학 후 시험 범위를 제시해 주면 방학 중 학습 방향과 목표를 자연스럽게 알려 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방학 중에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부족한 교과목 내용을 복습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학교 모습도 긍정적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다. 중간고사에서 기말고사까지의 기간에는 교과진도를 나가기 바쁘기 때문에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길러주는 다양한 수업방법을 적용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방학 후 기말고사가 실시되면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수업시수가 확보돼 수업방법의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기말고사 후 교실의 모습은 어떠한가? 시험 종료 후 수업은 힘을 잃고, 학생들의 눈에서는 총명함이 사라지고 만다. 방학 후 기말고사 실시는 방학 후의 교실에 활기를 불어 넣어줄 것으로 생각된다.
마치 숙식해결의 장소로 인식되고 있는 가정의 변화도 기대된다. 방학 후 기말고사가 실시되면, 가정에서 방학 중 공부할 수 있는 동기가 부여되어 가정의 교육적 기능이 자연스럽게 되살아 날 수 있다. 학부모가 자녀 교육에 직접적으로 관여해 자녀의 학습량, 학습방법에 대한 지도가 이루어지고, 더 나아가 교육 목표의 한 축인 인성교육도 자연스럽게 이루어 질 것이다. 교육의 한 축이면서도 제대로 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지역사회도 변화할 것이다. 도서관, 공공기관, 양로원, 박물관, 역사관 등은 체험학습을 위한 중요한 장소이며, 살아있는 교과서다. 방학 후 기말고사로 스스로 과제 해결의 동기가 생겨나면, 지역사회는 좋은 교육활동의 장으로서의 기능을 하게 될 것이다.
방학 중 학생들의 학습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기말고사 시기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문제가 있으면 해결책도 있다'라는 생각을 갖고, 교육 담당자들이 평가시기에 대해 제기되는 문제들을 충분히 귀담아 듣고 잘 보완한다면 좋은 교육적 효과를 낼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