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이수제 개선과 공모교장 비율 축소를 반드시 관철시키겠다.”
23일 서울 정부중앙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1∼2012년도 단체교섭을 위한 제1차 본교섭·협의위원회에서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은 “집중이수제 실시와 교장공모제 확대로 인해 학교현장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이번 교섭에서 꼭 합의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교섭에 앞서 안 회장은 지난달 27일 이주호 교과부 장관과 간담을 갖고, 두 가지 문제를 집중거론하며 개선방향을 건의한바 있다.(4월2일자 보도)
이날 교총은 현안인 학교폭력예방과 학생생활지도 강화를 위해 생활지도 담당교사에게 학교폭력조사권(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할 것과 ‘학교폭력실태 전수조사’를 비롯한 정부의 학교폭력대책이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교원단체 및 학부모단체가 참여하는 ‘학교폭력대책 영향력평가’ 실시도 요구했다. 교과부와 교총의 단체교섭은 ‘교원지위향상을위한특별법’에 따라 1992년부터 열리고 있지만 교섭안에 학교폭력대책이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 회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학교폭력의 책임이 교사에게 있는 만큼 권한도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히고 “교사가 학생, 학부모를 강제 소환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야 학교폭력에 적극 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총이 요구한 학교폭력조사권은 법을 개정, 생활지도 교사를 특별사법경찰관리로 지정하라는 내용이다. 특별사법경찰관리는 특정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공무원이 조사를 진행해 검찰에 송치한다. 세무, 산림, 군(軍)을 비롯해 부처의 단속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해당된다. 교사가 특별사법경찰관리가 되면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학생과 학부모를 소환하고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를 경찰과 검찰에 자료로 넘길 수 있다.
이어 안 회장은 “학교폭력 피해학생이 제로(0)가 될 때까지 캠페인을 벌이겠다”며 “정부가 폭력근절을 위해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성과는 ‘지속성’에 달린 만큼 교사, 학생, 학부모가 현장에서 느끼는 문제점과 대안 등을 반영할 수 있도록 영향력평가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교총은 이날 △교원 정년 환원 △교원 잡무 경감 △교감 직급수당 신설 △국립대성과급제 개선 △담임·보직교사 수당 인상 △학부모 학교 방문 시 유급휴가 도입 △육아휴직 전 기간에 대한 수당 지급 △수석교사 예산 확충 및 정원 증원 △학습연구년제 법제화 △교권침해 대응 및 예방 매뉴얼 제작·배포 △동일 직종에서 근무한 교원의 산업체 근무경력 100% 인정 △교원연수이수학점 실적 호봉에 반영 △유아학교 명칭 변경 등 총 46개조 88개항에 대해 교섭·협의를 요구했다. 양측은 효율적이고 원만한 교섭·협의를 위해 각각 5명 내외의 인사가 참여하는 소위원회를 구성, 협의를 진행키로 했다.
이주호 장관은 교총의 교섭요구안에 대해 “교과부와 교총간의 교섭·협의가 교원의 권익향상 및 교육발전에 기여해 왔다”면서 “상생의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대화를 통해 현장을 위한 바람직한 방향으로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편 이날 교섭에는 안양옥 회장을 비롯해 이남봉 수석부회장, 백복순 사무총장, 정동섭 정책본부장, 윤여택 충남 석성중 교감, 이창준 제주대 교수, 정성국 부산 남천초 교사, 최대욱 전남 장흥용산중 교사, 김희배 관동대 교수, 전호숙 충남 예산유치원장 등이 교섭 위원으로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