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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프랑스> 점수로 하는 평가 이제 그만

초등학교 정량평가 찬반 논란

지난 2010년 11월 20여 명의 교육자와 의학·심리학 전문가들이 모여 프랑스의 초등생들을 점수로 평가하는 정량평가제도의 폐지를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현재 0~20점의 척도에 따른 정량평가로 시행되는 평가제도는 어린 학생들에게 낙인을 찍는 등 교육적 문제를 야기할 소지가 크며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조장하고 실패감의 악순환만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들의 문제 제기에는 프랑스 학교가 학업성취도 미달 학생들을 제대로 도와주지 못하고 있는 교육실태가 반영돼 있다. 현재 프랑스 초등학교에서는 학업성적과 역량평가 두 가지를 병행해서 학습결과를 평가하고 있다.

이들의 문제 제기 이후 점수로 환산하지 않는 평가제도를 도입하고 실행하는 학교들이 늘어나고 있다. 새로운 평가 방식은 과목별 평가기준을 도표에 의해 구성하고 각 평가영역별로 점수가 아닌 서술형 성취 기준만을 점검하게 된다.

예를 들어, “수업시간에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할 수 있나?”, “이때 정확한 어법과 문법을 구술하는가?”, “수업시간에 대화하는 능력, 학급아이들과 협력하여 동참하는가?”, “필요한 계산을 잘 수행하는가?” 등의 성취 기준을 놓고 한 해의 학습결과를 평가하게 된다.

성취기준의 도달 여부는 초록과 빨강 두 가지 색으로 표시된다. 학생들은 자신이 학습한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는지 또는 사용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 평가방식은 일괄적인 시험이 아니라 수업과 집에서 해오는 과제물을 통해 이뤄져 지속적으로 스스로를 점검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또 학생들 각자의 부족한 부분을 세부적으로 정확하게 알고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 스스로 어려워하는 점과 부족한 점 또는 얻은 경험과 지식을 파악할 수 있고 그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공부방법을 택하고 계획할 수 있게 된다.

2년 동안 이 같은 방법으로 스스로의 학업성취를 향상시킨 마리옹(12) 학생은 이뤄낸 결과에 크게 만족했다. 마리옹은 “자신이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알고, 지적된 부분을 다시 검토할 수 있다”며 “나의 향상시켜야 할 부분과 만족스러운 부분을 잘 파악할 수 있어 좋다”고 자신의 경험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교사들도 학습내용과 관련해 질적, 양적으로 더 다양한 정보를 통해 학생들의 학습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런 평가방법의 우수한 효과는 많은 학생들과 교사들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보르도의 한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역사·지리교사 니꼴라스 아브라함은 “초록색 평가를 얻기 위해서는 학급 친구들의 의견을 들어주고 존중하며 함께 참여해야 된다”며 새로운 평가 방식의 또다른 장점으로 교과 수업의 과정에서도 자연스레 인성교육이 된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기존의 평가제도에 대해서는 “점수로 하는 평가는 학생들에게 스트레스만 가중시킬 뿐 학업능력향상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점수로 하는 정량평가제도의 폐지에 찬성하는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공교육을 살리기 위한 교원과 학부모의 연대단체인 교육 SOS 대변인 올리비아 밀리오즈는 “성적은 낙인이나 거부가 아니라 학생들을 돕기 위한 유용하고 중요한 방법으로 초기에 학업이탈 위험을 경고해 낙오하는 학생이 없도록 예방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경우에 따라 성적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지원이 필요한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학생들 중에서도 정량평가를 선호하는 학생들도 있다. 다른 학생들에 비해 자신의 위치를 상대적으로 파악하기 쉽다는 것이다.

교육부장관 뤽 샤텔은 “점수는 학생을 판단하고 평가하는 기준이며 유일한 도구”라며 “평가제도는 학생을 처벌하거나 낙인찍는 도구가 아니라 학업성취도를 확인하는 기준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에서는 이미 초등학교에서 서술형 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점수를 표시하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적성이나 좋아하는 점, 잘 할 수 있는 점을 스스로 알게 해 주고 지적 탐구심 또는 호기심에 도움을 주는 교육을 하는 것이다. 더불어 아이들이 서로가 존중하고 협력하는 학급 환경을 만드는 것이 오늘의 교육현실을 개선할 인성교육의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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