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시모토 오사카 시장이 오사카부(大阪府) 지사로 재직하던 2011년 도입한 토플성적 우수 고등학교에 대한 파격적인 특별지원금 정책이 올해도 시행되고 있어 찬반양론이 전개되고 있다.
이 제도는 하시모토 시장이 방문한 한국 우수학교의 고교생들이 능숙하게 영어로 토론하는 것을 보고 일본의 영어교육을 혁신하지 않으면 세계 경쟁에 뒤진다는 위기감을 가지고 도입하게 된 제도다. 하시모토 시장은 이 정책을 “앞으로는 영어를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영어교육방법을 개혁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신념을 갖고 추진했다고 한다.
작년에 처음 이 제도를 도입한 오사카부는 50개 학교 지원금용으로 5억엔을 준비했으나 높은 응시료 때문에 신청학교가 8개교 밖에 되지 않았다.
지원금은 1인당 최대 15만엔, 학교당 최대 1800만엔으로 파격적인 금액이다. 그러나 지원조건이 100명 이상의 팀을 만들어 평균점 38점을 넘어야 하는 등 까다로워 시행 첫해 조건을 충족한 학교는 평소 영어교육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우수 사립고와 영어전문학교 등 4개교 뿐이었다.
오사카부 담당관은 참가학교가 적었던 이유에 대해 “학교의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인당 1만7천엔에 달하는 수험료가 부담이 된다는 것. 지원을 신청한 한 사립고 관계자는 “수험료로 학교에서 약 400만엔을 사용했다”며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한 푼도 지원받지 못하는 위험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어느 학교라도 선뜻 참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수험료를 부담할 수 있는 예산이 없는 공립의 참가는 더욱 더 어렵다. 해외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만 토플에 관심을 가지는 현 상황에서는 학교가 학생들에게 개인부담으로 수험료를 내고 응시하도록 적극적으로 권유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지원조건을 충족해 막대한 지원금을 받더라도 학생들에게는 결국 수험료 부담을 안겨줄 수밖에 없는 제도적 한계가 드러난 것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의 영어성적으로 학교에 지원금을 준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영어교육에 힘을 쏟고 있는 오사카부의 한 공립학교 교장은 “학교가 지원금을 받기 위해 학생들에게 응시를 강요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는 발상 자체가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시행 2년을 맞은 올해도 참가가 예상되는 학교는 적다. 작년에 참가해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던 사립학교 3개교마저도 참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원금을 받은 4개교는 참가할 방침이라고 한다. 오사카부 담당자는 올해까지 제도를 시행해 보고 개선책을 강구하겠다고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한국 영어교육이 일본에 자극제가 돼 일본 영어교육도 변해야 한다는 현지 여론은 여전히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