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과 신문을 보면 학부모가 교사에게 폭언을 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다 학생들은 학생인권조례를 들어 교사의 말은 듣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학생들이 져야할 책임은 놔두고 권리만 주장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안 좋은 이야기를 했다고 학교로 찾아와 막말을 하는 학부모의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그 자녀는 나중에 무엇을 배울까? 알다시피 자녀는 부모의 행동을 모방하며 그대로 배울 것이다. 언론과 방송에서 학부모가 교사에게 폭언폭행 하는 장면이 점점 증가하면서 학생들도 덩달아 교사에게 그런 행위를 하게 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일부 학부모들의 이기주의로 인한 학부모의 교권침해, 교사무시가 도를 넘게 됐다. 그것이 교권붕괴로 이어졌고 더 나아가 교실붕괴, 교육붕괴의 가장 큰 원인이 됐다. 자신들의 이기주의가 교육붕괴를 불러왔다는 것을 당사자들은 전혀 모르는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학부모들을 경험해 본 교사들이 한둘은 아닐 것이다. 필자 주변에서도 정상적인 생활지도를 했는데 자기 자녀만 아는 학부모들의 항의를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한 교사는 계속 다른 학급 아이들과 문제를 일으킨 학생에게 “다른 반 교실에 돌아다니지 말고 자기 교실에 있어라”고 한 마디 했는데, 학생이 집에 가서 어머니에게 “선생님이 내가 안 좋은 아이라고 다른 친구들과 놀지 말라”고 말했다고 전하는 바람에 화난 학부모에게 항의 전화를 받은 적도 있다. 자신의 잘못은 감추고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 말하는 요즘 아이들인데 어떻게 자기 자식의 말을 무조건 다 믿을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 학부모는 결국 자기 자식이 잘못을 했는데도 그것은 상관하지도 않고, 오히려 학교에 전화를 해 교장실에 직접 전화를 하겠다는 둥, 교장실에 직접 찾아가서 이야기를 하겠다는 둥 큰 소리로 항의를 하며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나중에 자신의 자녀가 커서 직장에서 상사에게 안 좋은 이야기를 들었다는 얘길 집에 와서 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그때도 부모가 나서서 회사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를 할 것인가?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행위는 이치에 맞지도 않을 뿐더러 부모로서 자녀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주는 것일 뿐이다.
물론 교사들도 사명감과 책임의식을 더 강하게 갖고 스스로 권위가 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교사는 본분을 다하고 학부모는 교사의 권위를 존중해주는 관계 속에서 정상적인 교육이 가능하다. 교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식을 위해서 그래야 한다. 교사의 권위를 학부모가 무시하고 부정하는 순간 자신의 자녀도 교사를 존중하지 않게 되고 그 때문에 교사의 가르침을 학생이 받아들이는데 큰 장애물이 생기기 때문이다. 학생 스스로도 학습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그런 태도를 한 학생이 보이면 그 태도가 학생들에게 확산돼 교실붕괴로 이어지고 결국은 자기 아이의 학습권이 침해당하게 되는 상황까지 일어날 수 있다.
학부모들도 이제 조금씩 달라져야 한다. 자신의 자녀가 학교에서 잘 할 때는 아무 말 안하다가 안 좋은 소리를 듣거나 불이익을 받는 것 같으면 바로 학교로 항의 전화를 하는 잘못된 태도는 버려야 한다. 자기 자녀의 장래를 위해서 말이다.
진정한 배움은 교사의 권위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학부모는 설령 교사에게 못마땅한 게 있어도 교사의 권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자제력과 언행을 자녀에게 보여줘야 한다. 그것은 타인에 대한 기본 예의이고, 타인에 대한 존중을 가르쳐주는 것이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도리라고 할 수 있다.
학교에서도 학부모와 소통하며 학부모에게 학교의 상황을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학부모들이 한번쯤 학교에 와서 일일 교사체험을 통해 교사들의 어려움을 체험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또 교육청에서도 다양한 학부모 인성교육 프로그램과 특강 등을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
자녀교육에서 부모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대한민국의 모든 학부모들은 한결같이 자신의 자녀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서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인성교육이 필수조건이다. 부모가 먼저 교사를 포함한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모범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인성교육은 어려울 것이다. 학부모들이 올바른 태도를 보여줄 때 자녀가 훌륭한 사람으로 자랄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