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됐다. 늘 그렇듯 2학기에는 학생들도 학교도 입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졸업반 학생뿐만 아니라 학년 진급을 앞둔 학생들도 좋은 성적으로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을 1학기보다 크게 느끼고 있다.
그러다보니 성적 부진으로 좌절감에 빠져 있는 학생부터 성적 때문에 감정을 추스르지 못해 폭력을 행사하는 학생까지 생겨 잠시라도 한 눈을 팔면 곧바로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그렇다고 당장 입시제도를 뜯어 고친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제도에 묶여 교육의 본질적 가치가 망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어떤 상황이든 사람 됨됨이를 가르치는 인성교육은 모든 교육활동의 중심이자 바탕임에 분명하다. 그래서 인성이 무너지면 교육이 무너지고 결국 사회적 혼란과 갈등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교과부가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내용의 교육과정 개편안을 내놓고 2학기부터 시행한다는 지침을 마련한 것이다. 교육목표에 ‘바른 인성의 함양’과 ‘배려하는 마음’을 보강한 것이다. 물론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그동안에도 학교에서는 ‘바른 품성의 함양’나 ‘지·덕·체의 조화’ 등을 강조했으나 결국 입시 위주의 성과주의에 묻히고 말았다.
이렇듯 인성교육 강화는 그동안에도 시행 방안의 부재보다 실천이 따르지 않았던 데 더 큰 문제가 있다. 교과부가 세운 대책은 국어, 도덕, 사회 과목에서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예체능 과목은 집중이수제에서 예외를 허용하며 교사 연수를 강화하는 등 소프트웨어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대책이 또다시 졸속으로 흐르지 않도록 교과부도 준비를 철저히 하고, 시·도교육감들도 정부 정책을 존중하고 확정된 사안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제도적인 보완도 필요하지만 인성교육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대 형성도 뒤따라야 한다. 한국교총은 이미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한 범사회적 인성교육의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인성교육은 긴 시간의 투자와 노력, 그리고 사회적 가치의 전환이 전제되어야 진정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