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선을 앞두고 ‘빅3’ 대선후보가 대대적인 정부조직 개편을 예고하고 있다. 세 후보모두 이명박 정부가 표방한 작은 정부(노무현 정부 당시 18개 부처를 15개로 축소)가 정책 추진의 시너지를 발휘하지 못했다는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문제는 이런 조직개편 중심에 교육과학기술부가 있으며, 교과부에서 과학을 분리하는 것을 세 후보가 한 결 같이 공약하고 있어 기정사실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22일 한국교총은 대선 후보들에게 교육계 여론을 폭넓게 수렴, 교육부처 개편안을 내놓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우선 박 후보는 지난 18일 ‘창조경제’를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을 책임지는 것 외에 추가적 거버넌스 개편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새누리당은 설명했지만, 과학을 분리할 때 고등교육까지 함께 이관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이미 교육계에서는 팽배하다. 교총은 보도자료에서 “대학의 산학협력과 R&D 기능을 지나치게 강조해 고등교육을 유·초·중등교육과 분리하는 것은 교육의 연계성, 대입 등을 고려할 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논평했다.
문 후보는 과학기술부 부활 방침을 일찌감치 알렸다. 현 정부 들어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 폐지 등으로 미래성장 분야 활력이 주춤해졌다는 취지에서다. 더 나아가 문 후보는 18일 전국국공립대학교수연합회 교수대회에서 집권 시 대통령직속 국가교육위원회와 국무총리직속 대학지원청 설치, 유·초·중등교육 교육감 전담 등을 약속했다. 안 후보 역시 대통령직속 교육개혁위원회 등 국민적 합의기구 설치를 공약으로 확정했다.
교총은 “직선제 이후 교육감 권한강화 및 중앙정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직속 국가교육위원회에 정책집행기능까지 부여할 경우, 명칭만 변경된 교육부 또는 옥상옥이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헌법에 규정된 교육의 국가책임 약화는 물론 시도별 재정자립도 격차가 큰 교육현실을 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부 해체나 잘못된 개편은 중앙정부 차원의 교육전담부처를 신설·유지하는 OECD 선진국 추세에도 역행한다. 교총은 “주정부 독립성이 강한 미국도 1980년 연방정부에 교육부를 신설했으며 영국(아동학교가족부), 독일(연방교육연구부), 일본(문부과학성), 싱가포르․핀란드․대만(교육부) 등 주요 선진국도 중앙 교육전담부처에서 교육발전을 도모하고 있다”면서 “교과부의 교육전담부처 위상과 역할을 되찾고 장학·편수기능, 현장지원 강화 기능을 재편해 제자리를 찾는데 역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