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9일, 18대 대통령선거와 함께 서울교육감 재선거가 치러진다. 향후 5년간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과 1년6개월 간 수도 서울교육의 교육수장을 함께 선출하는 선거라는 점에서 전 국민의 관심이 높다.
특히 서울교육감은 126만 명이 넘는 학생교육을 책임지고, 7만여 명에 달하는 교직원 인사권과 7조6천억이 넘는 교육예산을 집행하는 막강한 자리다. 서울에서 추진되는 교육정책이 전국의 다른 16개 시·도교육청에 미치는 영향력도 매우 커 교육계에서는 흔히 ‘교육대통령’으로도 불린다.
그런 서울교육감 재선거가 60일 정도 남은 시점에 탈정치적 유·초·중등·대학 교육원로가 모인 ‘교육계원로회’와 우파성향의 ‘좋은교육감추대시민회의’, 좌파성향의 ‘서울교육감 추대위원회’가 후보단일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제는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는 후보들이 너무 많다는 데 있다. 지난 서울교육감 선거도 후보난립으로 로또선거, 깜깜이 선거라는 평을 들어야 했다. 그런 가운데 곽노현 전 서울교육감이 34.3%라는 낮은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번 선거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사욕을 버리고 교육계원로회 등의 후보단일화 과정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뿐만 아니라 결과도 겸허히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 훌륭한 교육감후보의 자격은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육계원로회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과 교육본질을 지킬 후보의 자격으로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확고한 신념 ▲올바른 교육철학 및 유·초·중등 교육에 대한 전문성 ▲당선 가능성 ▲선거에 대한 준비도 등 다섯 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이런 기준을 거울삼아 자신에 대한 과대평가와 주위의 부추김을 가장 큰 적이라 여기고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 인지도나 이름값을 올리겠다는 자세를 갖는 것은 교육자의 본분을 망각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평생 몸담은 교육계에 해악을 끼치는 행위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더불어 선거의 무서움도 알아야 한다. 지난 선거에서 예비후보로 등록했다가 사퇴한 다음 “순수한 교육자들이 혼자만의 교육철학과 신념, 양심만 갖고 임하기에는 너무 많은 비용이 드는 현실의 벽을 뛰어넘을 수 없었다”는 전직 교장의 고백을 되새기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