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취임식…임기 바로 시작
“학생인권조례·교육예산부터 해결”
19일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재선거에서 보수 단일 문용린(65) 후보가 당선됐다.
20일 오전 5시 20분 서울교육감선거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문 후보가 총 54.17%(290만 9435표)를 득표해 37.01%(198만 7534표)를 얻은 민주 진보 단일 이수호 후보를 17.16% 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승리했다. 남승희 후보는 5.39%(28만 9821표), 최명복 후보는 3.41%(18만 3165표)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문 당선인은 당선이 확실시되자 19일 밤 11시 서울 중구 선거캠프에서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 소감을 밝혔다. 그는 “보수후보로 추대해주고 지지·격려해준 시민단체, 끝까지 믿고 응원해준 교사·학부모에게 감사하다”며 “서울시민들이 맡겨준 역사적 소명을 다하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문 당선자는 “서울 교육을 바로 세우겠다”며 “더 낮은 자세로 교육현장과 교사, 학부모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모두와 소통하는 교육감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문 당선인은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교원 사기 진작과 교단 안정화를,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로 학생인권조례와 서울교육예산을 꼽았다. 그는 “서울시민들의 교육에 대한 열망은 교단의 안정화였다”면서 “교육 본질을 찾는 핵심인 선생님들이 자신감과 열정을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당선인은 보수 분열로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진영에 교육감을 내줬던 뼈아픈 경험을 거울삼아 보수가 뭉쳐 단일 후보를 낸 첫 당선자가 됐다. 당초 10명 이상이 보수 후보로 나설 것으로 예상됐으나 후보 단일화를 위해 구성된 교육계 원로회(대표의장 이돈희)와 좋은교육감추대시민회의(상임공동대표 이상주·홍재철·이상훈·이광자)에 7명이 단일화 후보로 등록했고, 문 당선인은 교육관, 정책 비전, 개혁성, 리더십, 본선 경쟁력 등을 심사한 후보추천위 원로 20인으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11월2일 보수 단일후보로 최종 추대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보수 성향의 남승희·이상면·최명복 후보가 후보등록을 하면서 보수 분열 조짐이 보였지만 이상면 후보가 14일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사퇴하면서 보수표가 결집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서울시교육감은 한해 예산 7조3000억원을 다루고 2200여개 학교와 학생 131만 명의 교육을 책임지며 교원 7만3000명의 인사권을 쥐고 있는 막강한 자리로 문 당선자가 곽 전 교육감의 정책 계승을 내세운 진보 진영의 이 후보를 누르고 선출됨에 따라 서울 교육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일 것으로 전망된다. 문 당선인은 △학교 교육본질 회복 △중1 ‘인생계획 세우기’ 교육과정 운영 △대규모 학교 분할로 효율성 증대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곽 전 교육감의 정책에 대해서는 학생인권조례 수정·보완, 혁신학교 재검토, 고교선택제 유지, 무상급식 조건부 찬성 등의 입장을 밝혔다.
문 당선인은 김대중 대통령 시절 제40대 교육부 장관을 지냈으며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올해 8월 정년퇴직했다. 2003년부터 6년간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9월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영입되기도 했다.
당선 다음날 바로 임기가 시작됨에 따라 문 당선자는 20일 오전 국립현충원에 참배하고, 서울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당선증을 받은 후 오후 1시 30분경 서울시교육청에서 취임식을 갖고 2시 당선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임기는 1년 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