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전문성‧균형감 갖춘 엘리트…곽병선‧문용린과 친분
교총 “유초중등 현장 정서 아는 실무 전문 보좌진 강화해야“
박근혜 정부 초대 교육부 장관에 서남수(61·
사진) 위덕대 총장이 13일 내정됐다. 교육부에서 잔뼈가 굵은 차관 출신이 장관에 오른 것은 65년 교육부 역사에 처음있는 일이다. 교과부는 물론 서울시교육청 관료들 사이에서 ‘기대가 크다’는 환영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서남수 장관 내정자를 20년 보필했다는 한 교과부 출신 관료는 그의 업무 관련 능력을 세 가지로 요약했다. 청렴하고 전문적이며 균형감을 갖췄다는 것. 대학비리 사건으로 교육부 직원들이 줄줄이 검찰에 불려나가 조사를 받고 옷을 벗을 때도 사소한 비위조차 드러나지 않았을만큼 깨끗한 관료로 정평이 나 있으며, 과천의 소형 아파트에서 20년 넘게 생활하는 등 소박한 모습을 보여 온 바 있다.
교육부 관료 시절 아이디어가 넘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만큼 정책 마인드도 갖췄다. 1998년 김대중 정부 교육정책을 담은 교육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하는 등 정책기획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것. 그러나 3불정책, 연구중심대학 육성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 내용이 많아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해찬 5인방’ '교육 5적' 등으로 불린 것도, 좌편향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작년 7월 위덕대 총장 부임 직전 참여한 연구 ‘미래 한국교육의 발전 방향과 전략’ 보고서를 보면, △인성중심 교육과정 난도 조절 △진로교육 및 진로연계 교육과정 확대 △입학전형 단순화 및 대입전형 예고제 실시 △국가수준의 교원 직무기준 마련 △고교 무상교육 △대학 특성화 추진 등 박근혜 정부 교육정책과 일맥상통함을 읽을 수 있다.
대학구조개혁 추진본부를 발족 시키는 등 고등교육통으로 알려져 있지만, 서울‧경기부교육감을 거쳐 초중등교원에 대한 이해도 역시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합리적 성품으로 대인관계가 원만해 전문직과의 친화력도 좋은 편이라는 것. 여기에 쓴 소리를 해야 할 때는 하는 강직한 면도 갖췄다. 2008년 교육부를 떠나며 “직업공무원에게 정치적 책임까지 물으려고 하는 후진성은 극복돼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행정고시 22회 출신으로 영국 University of London, 미국 East West Center, 한국교육개발원에서 객원연구위원을 지내는 등 연구력도 갖춰 교육부 엘리트 관료 그룹의 선두주자로도 꼽힌다. 인수위 곽병선 교육 간사와는 2012년까지 한국교육개발원에서 공동 연구 등을 함께 했으며, 문용린 서울시교육감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총은 이날 서 지명자에 대해 “유․초․중등교육의 비중이 높은 직무 특성상 학계나 교육계 출신이 임명돼 왔다는 점에서 보통교육 실천 경험이 없는 관료 출신을 초대 교육부장관으로 내정한 것은 의외”라고 논평했다. 교총은 “가뜩이나 약해지고 있는 전문직 위상을 더 위축시켜서는 안 될 것”이라며 “교육부의 장학․편수기능을 강화하고 학교현장 지원에 초점을 맞추는데 만전을 기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