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양성 전문가’ 존경받아야 교육국가
공감력 갖춘 콘텐츠 창조자로 거듭나야
“조선은 근세에 500년간 지속된 유일한 나라입니다. 이렇게 긴 세월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를 저는 개국 실세였던 배극렴과 조준이 태조에게 바친 22조목 상언(上言)에 있다고 봅니다. 첫 조목에 학교(교육)와 경제, 다섯 번째 조목으로 사범(師範) 즉 교사를 비롯한 국가의 일을 담당할 인재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을 정도로 어떤 국정 영역보다 교육과 교사를 우선시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10일 서울 중구 정동에서 만난 이명희(52‧
사진) 한반도선진화재단(이사장 박세일) 교육연구소 초대 소장(공주대 교수)은 “박근혜정부가 역대 어느 정부보다 교육과 교사를 홀대하고 있지 않냐”며 첫 마디부터 ‘돌직구’를 날렸다.
근‧현대사 논쟁에서 보여줬던 이미지 그대로 이 소장은 “무력이나 경제력이 대단하지 않았던 조선이 안정적으로 500년을 유지할 수 있었던 힘은 국왕이하 모든 관료가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자였다는 데 있다”면서 “현 정부가 중시하는 창조경제의 밑거름은 교사가 콘텐츠 창조자적 역량을 갖출 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공감능력을 가진 전문가로 교사들이 거듭날 수 있도록 국가는 지원하고, 교원은 스스로 개혁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차원의 교육개혁은 교사상을 개혁한 것이 아니라 교사를 개혁 대상으로 여겼을 뿐이다”라며 “제도나 정책이 바뀌어도 현장에 안착하지 못하는 현상이 되풀이 되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교사에 대한 질책도 돌려 말하지 않았다. 이 소장은 “단체행동권이나 단결권을 갖게 된다고 교사의 지위가 높아지지 않는다”면서 “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가치‧문화‧기술의 창조자로서 거듭나기 위한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대정신에 맞는 교사운동은 전문가 교사에 맞는 학술운동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직 교원단체’인 교총이 교사운동의 중심에 서야하며, 취임을 앞두고 있는 35대 회장단이 그 역할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소장은 “교총에서 현재 구성하고 있는 교과교육연합회가 주축이 돼 새로운 교사운동을 펼쳐야 한다”면서 “대한민국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범시민사회단체연합 공동대표 등 다양한 시민운동으로 다져진 노하우를 아낌없이 바칠 각오가 섰다”면서 재차 ‘교육국가’로 가기위한 ‘백년대계’론을 폈다.
“교육 국가는 전 사회가 인재를 기르고, 인재 기르기를 잘 하는 사람이 존경받는 나라에요. 왕조실록으로 재조명되고 있는 조선이야말로 진정한 교육 국가였죠. 우리 교육자들은 학교와 교사에 한정되는 교육이 아닌 모든 공동체에서 교육이 행해지고 인재 기르기를 실천했던 조선의 교육과 교사를 본받아야 합니다. 그래야 교권도 바로 설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