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3 (월)

  • 맑음동두천 1.5℃
  • 맑음강릉 4.1℃
  • 맑음서울 3.7℃
  • 맑음대전 3.2℃
  • 구름조금대구 5.3℃
  • 흐림울산 5.7℃
  • 맑음광주 5.6℃
  • 구름조금부산 6.6℃
  • 구름많음고창 5.4℃
  • 흐림제주 8.8℃
  • 맑음강화 -0.5℃
  • 구름조금보은 1.7℃
  • 맑음금산 1.9℃
  • 맑음강진군 5.8℃
  • 구름많음경주시 4.9℃
  • 구름조금거제 6.6℃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사설> 성적 조작 국제중 책임 엄히 물어야

공교육에서 이뤄지는 학생평가와 입시에서 ‘공정’은 생명과도 같다. 한국교총 등 교육시민단체가 공동으로 제정한 교직윤리헌장에 “학생의 성적평가를 투명하고 엄정하게 처리하며, 각종 기록물을 정확하게 작성·관리한다”고 명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점에서 서울교육청 감사에서 드러난 서울 영훈국제중의 무더기 성적 조작은 나열하기조차 민망하다. 신입생 선발 시 지원자의 인적사항이나 수험번호를 가리고 성적을 채점하는 기본적인 원칙도 지키지 않음은 물론 무려 50건의 비리 건수와 내용이 감사결과 밝혀졌다.

영훈국제중은 학생,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을 보장하고 외국 유학 없이도 국내에서도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에서 찬반 논란 끝에 2009년 설립됐다. 연간 천만 원에 달하는 비싼 학비, 특목고와 일류대로 진학하는 지름길이라는 인식 때문에 일각의 비판대상이 돼왔기에 더욱 국제중 설립취지에 부합하는 학생선발과 운영이 요구됐음에도 이번 비리로 할 말이 없게 됐다.

모든 행동에는 책임이 따르듯이 이번 성적 조작 사건은 철저한 수사를 해 드러난 비리에 대해서는 일벌백계하는 것이 옳다. 그래야 국제중이 글로벌 인재를 양성한다는 설립취지를 구현할 수 있고 많은 국민의 상실감과 교육계의 부담을 덜 수 있다. 특히 이번 일은 학생성적이나 입시의 공정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모두가 공유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다만 국제중 제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진지한 접근이 필요하다. 잘못은 분명히 엄벌하고 설립취지에 부합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될 경우 지정 취소도 검토해야겠지만 국제중 제도를 아예 없애버릴 경우 나타나는 부작용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다시는 이러한 비리가 발붙일 수 없게 하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또한 입시의 투명성을 확인하는 교육청의 지도감독 기능 또한 중요하다. 비리는 스스로 저지르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지만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촘촘한 제도와 사후 검증시스템이 조화를 이뤄야 막을 수 있다. 다시는 아이들 성적으로 장난치는 부끄러운 일이 없길 바란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