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시험이 끝난 교실 모습이 다시 언론에 주목받고 있다. 고3 교실은 정시 준비에 들어간 학생들로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힘들다. 학생도 정시 준비생 및 수시 합격생 모두 정상수업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 이를 두고 언론에서는 교실 정상수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보도를 한다.
실제로 수능 시험이 끝난 고3 교실은 정상적인 수업이 어렵다. 우선 수능 시험이 끝나면 학생 개개인별로 논술, 면접, 적성 준비 등 대입 진학 준비 방식이 다르다. 예체능계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은 실기 준비를 해야 한다. 수시에 합격한 학생들은 진학이 결정됐기 때문에 쉬고 싶어 한다. 때문에 대다수 학교에서 오전에 출석체크만 하거나 영화감상, 자유 시간 등 무의미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기도 한다.
매년 되풀이 되는 이런 현상을 두고 교육청은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라는 공문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소홀히 했던 진로 교육, 독서 교육 등을 하라고 교육 프로그램까지 안내한다. 하지만 이런 공문은 학교를 더욱 힘들게 할 뿐이다. 이 시기 교육활동은 교육 목적도 이루지 못할 뿐 아니라 무리하게 운영할 경우 교사와 학생 모두 힘들고 지칠 뿐이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만이 답이다. 고3은 교육과정을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고3은 창의적 체험활동을 여름방학에 집중 편성하면 수능 이후 겨울방학을 앞당길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졸업예비생은 내신과 수능 준비 때문에 하지 못했던 교양 공부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또 수능 시험 날짜를 최대한 늦추는 방법도 있다. 성적 처리 기간을 줄이고 대학에서 입학 업무를 2월에 집중하면 수능 시험을 12월에 실시할 수 있다.
학사 일정의 파행으로 교육력이 낭비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다고 학교 현실을 무시한 교육과정 정상운영 방침만 하달하는 교육 당국의 행정도 답답하기만 하다. 따라서 학교가 자율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거나 학교현실을 고려해 시스템을 바꿔 이 시기가 의미있는 과정으로 운영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