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입전형은 수시는 학생부와 논술 위주로, 정시는 수능 위주로 간소화됐다. 이에 따라 3000개나 된다는 복잡한 대입 전형 방법이 일정 부분 정리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015학년 대입 전형방법 수가 892개로 전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고 밝혔으나 사설 입시기관을 중심으로 오히려 지난해보다 늘었다는 해석이 지속해서 나온다.
대입 간소화의 핵심은 사교육 유발 요인으로 꼽힌 논술과 적성 그리고 특혜 시비를 일으켰던 특기자전형의 폐지였다. 그러나 애초 목적과는 달리 논술 시행대학은 지난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적성은 학생부 교과 전형에 슬그머니 끼워 넣은 대학이 상당수다. 표면적으로는 사라진 것으로 보이나 특기자전형도 사실상 학생부 종합 전형에 포함됐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A 대학의 전형계획안을 보면 사실상 논술로 선발하는 전형을 학생부 교과전형으로 분류했다. 학생부 반영비율이 55%이며 나머지 45%는 논술을 반영한다. 학생부 교과 반영비율이 50%를 넘으면 학생부 교과전형으로 분류한다는 점을 교묘히 이용했다. B 대학의 논술전형도 엉성한 제도를 교묘하게 이용한 사례로 볼 수 있다. 논술전형으로 분류됐음에도 선발 방식은 논술 60%에 서류 40%를 반영한다. 따라서 이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논술고사도 치러야 하고 자기소개서에 담길 다양한 스펙까지 준비해야 한다.
이처럼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전형이 양산되다 보니 정작 대입을 준비해야 하는 학생과 학부모는 대입전형이 더 어려워졌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제 고3으로 진급하는 학생이나 지원 희망대학과 그 전형 방법에 따른 상담 준비를 진행해야 하는 교사도 전형 방법이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고 오히려 모호한 전형만 늘었다는 하소연이다. 교육부는 대입전형 간소화의 취지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았다는 학교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정책을 재검토하고 정교하게 다듬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