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무너지는 교회의 천장을 몸으로 떠받치면서 학생들을 구하고, 자신은 추락사한 고 이원형 교사(59·지리)의 영결식이 고인이 재직하던 중계동의 서라벌고 교정에서 치러졌다. 영결식은 유가족과 3학년 학생 595명, 동료 교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11시 15분부터 20분 동안 고인이 주일학교 교사로 있던 영락교회의 교회장으로 진행되었다. 1, 2학년 학생들은 교실에서 VTR을 통해 35년간 사도의 길을 걸은 스승의 마지막 가는 길을 전송했다.
동료 최재돈 교사는 추도사에서 "무너지는 천장을 떠받친 선생님에게서 십자가를 짊어진 예수님을 떠올린다"며 애도했고, 학생대표 김도영 군은 "가르치다 쓰러지는 게 소원이라고 하시더니 소원을 이루신 거냐"며 울먹여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영결식에는 은혼식을 앞둔 고인의 늙은 부모가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뒤늦게 참여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고인은 부인 백순덕(58·서울 초당초 교사)씨와 5월 4일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장남 이성진(31)군과 차남 이재혁(29)군을 남겨두고 경기도 금곡의 영락교회장지에 안치됐다.
고인은 10일 오전 10시 15분 경 영락교회 50주년 기념관 베다니홀에서 기도를 하던 중 천정의 대형 석고보드가 무너져 내리자, "엎드려"라며 어깨와 팔로 천장을 받치고 시간을 끌면서 학생들을 의자 사이로 대피시키다가 연결된 1층으로 추락했다. 그는 머리와 갈비뼈에 중상을 입고 인근 백병원으로 옮겨졌으나 6시간만에 숨졌다. 고인의 의로운 행동으로 장로 1명만 중상을 입었고 16명은 가벼운 상처를 입는데 그쳤다.
평소 "존경받는 스승"(곽세병·2학년)과 "다정한 동료"(이금동·59·수학)였던 고인은 건국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1967년에 삼괴중학교에서 교직에 첫발을 내디딘 뒤, 2년 후 서라벌고교에 부임했다. 그는 우수한 교직생활로 '교수학습 및 평가방법 개선공로'로 문교부장관 표창(1990년)을, 1997년에는 서울교련 연공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