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비서실장 정모 사무관이 도교육청과 계약을 맺은 업체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에 긴급체포, 구속영장이 청구돼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교육청과 교육감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교총은 교육감의 사과와 재발방지 촉구를 요구하는 한편, 교육감 직선제 폐지를 근본적 해법으로 제시했다. 경기도의회는 특별위원회를 꾸려 진상을 조사하기로 했다.
교총은 22일 논평을 내고 “그동안 절차적 민주성과 현장 적용에 많은 문제와 갈등을 양산한 9시 등교제, 상벌점제 폐지 강행에만 몰두한 나머지 정작 최측근의 비리는 등한시 했다”며 교육감의 정중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교총은 “이번 사건이 단순히 경기도만의 문제라기보다는 직선 교육감제 하에서 투명성과 건전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측근 중심의 교육청 운영이 빚어낸 폐단”이라며 “이른바 코드인사를 통해 인사특혜를 주거나 특채를 통해 선발하는 다른 시․도교육감도 주위부터 둘러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교총의 지적처럼 지난 1기 직선교육감 시절에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당선무효형, 나근형 인천시교육감이 뇌물수수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집행유예 3년)을 받았으며, 충남에서는 장학사 비리가 터지는 등 직선교육감과 관련한 구설이 이어졌다. 여기에 올 7월 출범한 2기 교육감 역시 자기사람심기와 보은성 인사로 논란이 되고 있어 근본적 해법 없이는 유사사건이 재발될 것이라는 우려가 계속 제기돼 왔다.
이와 관련해 교총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출마자의 교육전문성과 교육철학에 대한 평가보다 정치 이념과 진영논리, 진영 내 후보단일화 여부, 선거조직, 지명도 등 정치 공학적 요소가 당선을 좌우하는 현행 교육감 직선제는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기도의회는 경기도교육감 비서실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된 것과 관련해 ‘경기도교육청 납품비리 조사 특위’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도의회 새누리당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사건을 볼 때 도교육청은 자정능력을 잃었다고 판단한다”며 “경기도교육청 납품비리 조사 특위’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상곤 교육감 시절 감사담당관으로도 근무한 바 있는 정 사무관은 김 교육감시절 비서실장을 지냈으며, 이재정 교육감직 인수위원회를 거쳐 이 교육감의 비서실장으로 계속 근무해왔다. 정 사무관은 2012년부터 올해 초까지 도교육청이 추진한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사업과 각종 교육자재 납품사업에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업체 대표로부터 6000여 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