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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공무원연금 개악 말고 국민연금 상향조정을"

참가 교원들 한 목소리 요구

전국 2만여 교원 운집…교총 존재감 확인
가족단위 참여 눈길, 아이들도 구호 외쳐
"이 기회에 오해 풀고 국민 공감대 만들길"


1일 공무원연금 개악반대 총궐기대회에는 남녀노소, 지역, 학교급이 따로 없었다. 20대 젊은 교사부터 60대 퇴직교사까지, 서울에서 제주까지, 그리고 초등교부터 대학교까지. 그야말로 전국에서 달려온 2만여 교원들이 여의도공원에서 분노의 함성을 쏟아냈다.

이들은 "국민들이 공무원연금에 대한 진실을 바로 알고, 또 함께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투쟁이 단지 공무원 권익을 지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국민연금 상향조정이란 개선으로 이어져 더 이상 반목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전남 광주에서 올라와 대회 시작 한 시간 전 도착한 60대 중반의 퇴직교사는 "정부가 공무원연금에 대해 지나치게 호도하는 바람에 너무나 많은 국민들이 오해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공무원연금은 기금을 관리한 주체가 잘못한 부분이 많은데도 공무원들이 그 죄를 뒤집어쓰고 있다"고 분개했다.

경기지역에서 온 한 50대 중학교 교사는 "국민연금을 상향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사는 "공무원연금을 반대하는 우리들이 내 밥그릇만 챙기는 것처럼 보는데 그렇지 않다"면서 "우리는 모든 국민들이 다 같이 잘 살기를 원한다. 다 같이 잘 살자는 마음이 더 많다"고 호소했다.

대전에서 참석한 20대 후반 초등교 교사는 "당연히 국민연금을 더 올려줘서 모두가 잘 살도록 하자는 게 우리 목소리"라며 "우리는 세금도둑이 아니라, 연금 기여금을 낸 만큼도 못받는다"고 억울한 마음을 털어놨다.

서울의 한 사립대 교직원 남편과 5세 딸, 6세 아들을 데리고 나온 한 중학 여교사도 있었다. ‘한국교총’ 조끼를 입은 아이들은 연신 막대풍선을 두드려 주위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들 부부는 "이번 공무원연금 개악은 사회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대표적인 일이고, 이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해 그냥 있을 수 없었다"면서 "우리들이야 어떻게든 살아가겠지만 자식들이 걱정됐다. 아이들이 정상적인 사회에서 살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한 번 보여주고 싶어 데리고 나왔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지역에서 근무하는 한 30대 중학교 여교사는 초등학생 딸 둘을 데리고 나왔다. 이들은 대열 한 가운데 앉아 뜨거운 태양 아래서 열렬히 구호를 외쳤다. 이 교사는 "혼자 딸 둘을 데리고 나오니까 힘들긴 한데 이 현장이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번 대회가 한국교총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는 반응도 나왔다.

전남의 30대 초등교 교사는 "전국의 모든 교원들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자리여서 매우 뜻 깊었다. 특히 안양옥 교총 회장님께서 강력하게 말씀해주셔서 힘이 났고, 교총을 믿고 가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했다.

또 청주의 20대 후반 고교 교사는 "한국교총 깃발이 무대로 올라갈 때 마음이 울컥했다"며 "이번 기회에 우리의 뜻이 전국에 잘 전파됐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일찍부터 너무나 많은 인원이 들어찬 바람에 미처 현장에 들어서지 못하고 외곽에서 지원하는 이들도 많았다.

충북 청주에서 올라왔다는 부부교사는 공원 외곽 풀밭에 앉아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오늘 정말 많이 와서 마음이 뭉클하다"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외곽의 경우 듬성듬성 자리할 수 있어 현장과 다른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동료들끼리 뭉쳐 개성 넘치는 응원을 하기도 했다.

대전의 한 중학교에서 함께 참석한 20대 후반 교사들은 어깨동무를 하며 현장 구호를 외치는가 하면, 현장에서 공연이 나오면 제자리 뛰기를 하며 흥을 맞추는 모습이 축제를 방불케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교원들이 더 힘을 합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경기지역 한 초등교 교장은 "교내 29명 교사 중 19명을 데리고 왔는데, 그럼에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교사들이 더 힘을 합쳐야 한다. 교사들이 권리를 찾기 위해 더 각성하고 행동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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