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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따로 노는 스승의 날 기념식

"정부 교원단체 학부모 공동으로"
교육계 "이해찬씨가 행사 분리, 교권 추락"
이재정 의원 "국회도 행사 함께 참여하겠다"

스승의 참 뜻을 기리고자 법정기념일로 제정된 스승의 날의 기념식이 교원단체와 교육부, 사회단체 별로 제각기 개최되면서, "스승의 날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교원단체와, 교육부, 사회·학부모 단체가 공동으로 개최하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스승의 날 기념식은 교총과 교육부가 공동으로 개최하면서 텔레비전 중계 방송까지 할 정도로 사회적인 관심을 끌어왔으나, 이해찬 장관 취임 이듬해인 1999년부터 교육부가 교총과는 별도로 정부 차원의 행사를 치러오다가 지금은 14일 교육 유공자 표창, 15일 청와대 방문이라는 분절된 형태로 전락시키면서 기념일 구실을 하지 못하자 "교육부가 앞장서서 교권을 추락시키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어지고 있다.

이런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교육부는 교총과 전교조, 한교조에 공문을 보내 올해 스승의 날 행사 운영을 위한 협의회를 3월 15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교총의 백복순 조직관리국장은 "3교원단체와 학부모단체, 교육부가 공동으로 스승의 날 기념식을 개최하자"는 제안을 했고, 교육부 측도 "검토해 보자"고 했으나 며칠 뒤 "현실적인 여건상 올해는 곤란하다"는 답변을 교총에 전했다.

공동 개최안에 대해 14일 기자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한교조의 임태룡 위원장은 "바람직하다"고 말했고, 전교조의 이경희 대변인은 "스승의 날의 필요성 여부부터 근본적으로 검토해봐야 한다"고 답변했다.

교총은 공동 개최 방안을 실현시키기 위해 2002년도 교육부와의 단체교섭 안건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교총의 채수연 사무총장은 15일 교총 대강당에서 스승의 날 기념식을 마친 뒤 김신복 교육부 차관, 민주당 교육간사를 맡고 있는 이재정 의원이 함께 한 자리에서 공동 개최를 제안했고, 이재정 의원은 "좋은 의견이다. 국회도 함께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스승의 날 공동 개최 안에 대한 교육계의 반응은 높은 편이다. 학교사랑실천연대의 이선정 위원장은 "스승의 날 기념행사 내내 같은 생각을 했다"며 적극 찬성의 입장을 표명했다. 김진성 전 교장도 "오랜만에 듣는 참신한 방안"이라고 말했고, 김희대 교사(서울 중대부고)는 "스승의 날 분리 개최는 이해찬 전 장관의 인위적인 결정에 의한 것이었다"며 "이제는 스승의 날 취지를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승에 대한 존경은 부모에 대한 효도와, 사회 어른에 대한 공경으로 연결된다"며 "기념행사 단일화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스승의 날에 대한 의미 부여와 행사는 교원단체별로도 다르다. 교총은 1958년 맨 처음 스승의 날(세계 적십자 날인 5월 8일. 1965년에야 '민족의 스승'인 세종대왕 탄신일 5월 15일로 변경)을 시작한 대한적십자사와 공동으로 올해 스승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전교조는 공식적인 스승의 날 행사는 하지 않았으나, 학교분회별로 모범 교원을 추천 받아 가급적 스승의 날 조회나 교무회의 시간에 학교장을 통해 수상을 하는 형태를 취했다. 한교조도 중앙 단위의 기념행사는 갖지 않았고, "지역별 여건에 따라 행사를 가질 것"이라고 임 위원장은 밝혔다.

스승의 날 행사가 이렇게 사분 오열되고 퇴색되는 데 대해 교원들은 교육부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해찬 전 장관이 스승의 날 행사를 분리하기 훨씬 이전인 1973년에도 정부는 '각종 기념일에 관한 규정'을 제정하면서 스승의 날을 기념일에서 제외시킴으로서 "교권을 보호해야 할 정부가 되려 교권을 추락시키느냐?"는 거센 반발을 샀다. 교총은 스승의 날을 제정하자는 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하고 여론을 환기시킨 결과 1982년 5월 15일에야 스승의 날 법제화(대통령령 제 10824호. 각종 기념일에 관한 규정)에 성공했다.

이때 교총은 제1회 스승의 날 기념식을 거행하고, 사도헌장을 제정했을 뿐만 아니라 기념우표까지 발행했다. 학부모들도 스승의 날은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경기도의 이철두 교육위원회 부의장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학부모 85%가 스승의 날의 필요성에 공감했고, 75%는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자"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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