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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지킬 공약만 약속하고 바로 실천해요”

매니페스토 정신 가르치는 인천신현초
어린이회장에 공약실천비 100만원 지원
분기별 이행 사항도 발표…책임감 길러



‘기호 1번 ○○○ 뽑아주세요~’ ‘기호 2번 ○○○ 열심히 하겠습니다!’

모든 학교가 매년 치르는 전교 학생회장 선거. 교문 앞이나 복도에서 자신을 선택해달라고 외치는 풍경은 어느 학교나 비슷하다. 당선자가 결정되면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도 똑같다. 하지만 인천신현초는 선거 후가 더 분주하다. 새로 구성된 학생회장단이 공약 이행에 바로 나서기 때문이다. 28일에도 어린이 회장으로 당선된 원종덕(6학년) 군은 ‘점심방송 공약’을 지키기 위해 임동균 교장을 만나 방송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인천신현초는 올해부터 ‘매니페스토를 적용한 전교 어린이회 임원 선출 계획’을 세우고 공약 실천비 명목으로 자체 예산 100만원을 편성‧지원하고 있다. 공약이 단순 환심 사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약속을 지키는 책임감과 지킬 수 있는 약속을 선별하는 직접민주주의의 정신을 길러주자는 취지다. 임 교장은 “예산 100만원이 정해져 있고, 공약 이행을 염두에 두다보니 포퓰리즘 정책이 남발되지 않았다”며 “그야말로 ‘공약’에 집중한 회장 선거였다”고 밝혔다.

후보들의 매니페스토 정책공약은 4단계로 작성된다. 예를 들어 ‘화장실을 고치자’는 공약을 내세웠다면 이유와 목표, 방법과 기한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하게 한 것이다. 이렇게 작성한 공약은 그 자체로 포스터가 된다. 임 교장은 “더 튀고 화려하게 꾸미려고 돈들일 필요 없이 학교 규정에 따라 같은 양식에 공약 위주로 선거 포스터를 만들었더니 학생들도 후보자들의 외모가 아니라 공약을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공약을 심도 있게 들여다보고 평가‧분석 할 수 있도록 토론회도 열었다. 회장 7명, 부회장 6명의 후보자들은 서로의 공약에 대해 묻고 답하는 한편 이를 지켜보는 유권자들은 학교에서 마련한 공약평가표에 각 후보자 공약의 필요성, 실현 가능성, 구체성 등을 점수로 평가하도록 했다.

23일 치러진 선거는 전자투표 방식으로 진행됐다. 학교는 교육청에 학교홈페이지 전자투표 기능을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투표 전에 후보자를 클릭하면 각자의 공약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원종덕 군은 ‘교장선생님과 저학년 학생들과의 면담’, ‘점심시간 음악방송’, ‘점심시간 강당사용’을 공약으로 걸었다. 원 군은 “실현 가능성과 소요 예산을 고려해 공약을 만들었다”며 “예산은 교장선생님과 면담 시 간식비, 음악 다운로드 비용과 부회장 공약인 낡은 교문 페인트칠하기 등에 사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교어린이회는 향후 공약 실천을 위한 워크숍에서 보다 구체적인 예산 사용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회장단은 분기별로 공약 이행사항을 전교생에게 발표할 계획이다. 추진 내용을 정기적으로 방송 보도할 기자단도 운영한다. 임 교장은 “학교도 하나의 사회라고 본다”며 “방송 기자단은 어린이 회장단 활동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기능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 군은 “입후보자 등록 후 서약식을 갖고 매니페스토 선거 실천을 약속했다”며 “회장으로서 더욱 책임감이 생기고, 어른이 돼서도 내가 한 말은 행동으로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신현초는 향후 ‘전교어린이회 선거를 위한 매니페스토 선거 가이드북’을 제작해 원하는 학교에 배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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