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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플래시몹 부문>춤과 노래로 알린 우리말글의 소중함

교육부장관상에 경기 양명고
직접 개사하고 안무 짜 공연
“언어사용 돌아보는 계기 돼”



지난해 12월 26일 경기 안양 범계로데오거리. 인형 탈을 쓴 학생이 ‘우리말을 바르게 쓰자’는 전단지를 나눠주지만 사람들은 무심히 지나간다. 그러던 중 갑자기 한 학생이 트롬본을 불기 시작하자 행인처럼 오가던 학생들이 하나 둘 대열에 합류해 율동을 시작한다.

이는 언어문화개선 플래시몹 대회에서 교육부장관상을 차지한 경기 양명고 학생들의 활동 모습이다. 31개 팀이 응모해 17개 운영 팀을 선발한 후 최종 3개 우수 팀이 선정됐다.

40명의 참가 학생들은 로데오거리 뿐만 아니라 평촌 중앙공원과 학교 급식실, 대부도까지 3차례 플래시몹을 진행했고 활동 영상을 편집해 유튜브와 SNS에 공개했다.

“지금부터 알려줄게 바른 언어 사용 /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은 따라해 / 제일 먼저 헷갈리는 안되 안돼 / 안되라고 말하면 절대로 안 돼 / 아기를 낳지 말고 병이 나아야 돼 / 설레임 말고 설렘이 느껴져야 해 / 몇일 인진 몰라도 며칠인진 아네 / 멋져도 맞춤법 틀리면 안 좋아해”

앞줄에는 유관순 복장을 한 여학생들이, 군데군데 산타클로스, 백설공주, 해리포터 복장을 한 학생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행인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신기한 눈으로 구경하기 시작했고 어린이들은 율동을 따라 추기도 했다. 노래가 끝나자 자연스럽게 해산하는 학생들.

학생들은 45RPM의 ‘즐거운 생활’ 노래를 직접 개사하고 녹음실에서 녹음해 현장에서 앰프로 틀어줘 모두가 따라 부를 수 있도록 했다. 한 달여 기간 동안 학생들은 장소 허가를 받기 위해 난생 처음 공공기관에 전화를 걸기도 하고 장비를 빌리러 새벽같이 서울에 다녀오는 등 공을 들여 준비했다.

정지현 지도교사는 “짧은 시간에 어떤 행동이나 마음의 변화를 기대하기란 매우 힘든 일이지만 소통을 전제로 하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서로에게 무언의 약속을 한 아이들의 변화가 반갑고 고맙다”고 말했다.

임경섭(3학년) 군은 “거리 한복판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춤을 추는 용기가 필요했고 주제에 맞게 개사하고 외우는 과정도 쉽지 않았지만 시민들 반응이 좋아 뿌듯했고 친구들과도 좋은 추억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정현(3학년) 군도 “스토리 구성, 안무, 효과적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법, 촬영 위치, 용품 빌리기, 홍보 등 생각보다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았지만 완성해가는 과정 자체가 신기하고 즐거웠다”며 “서로 맞춤법을 알려주고 비속어를 쓸 때마다 지적해줬던 모습이 우리말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 아닐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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