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학수학능력시험(가오카오·高考) 응시자가 미국 등 해외 유학 증가로 인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국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7~8일 실시된 수능시험 응시자가 지난해 942만명에서 2만명 감소한 940만 명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가오카오 지원자는 지난 2005년 867만 명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해 2008년 1050만 명으로 가장 많았다가 이후 감소 추세에 들어섰다.
지역별로는 대도시의 경우, 응시자가 감소하거나 정체 수준인 데 반해 농어촌 지역을 포함한 일부 중국 내륙이나 연안 지역은 소폭 증가 추세를 보여 대조를 이뤘다. 일례로 베이징은 지원자 수가 6만 1222명으로 전년도 6만 8000명에 비해 6000여 명이 줄어 2007년 이후 10년째 감소했다. 2006년 12만 6000여 명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상하이도 2010년 6만7000여 명에서 올해는 5만 1000여 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허난성은 82만여 명이 응시해 전년도 77만 2000여 명보다 무려 4만 여명이 증가했고 산둥성도 1만여 명이 증가한 70만 9800여 명이 응시했다.
이 같은 추세는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유학생 증가와 연관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대학에 등록된 중국 학생은 30만 4000여 명으로, 2010년 10만여 명 수준에서 세배나 증가했다.
유학 증가의 원인으로는 중국 대학의 부실한 교육과정에 대한 불만 등이 지목됐다. 실제로 중국 내 고등교육기관은 현재 2529개로 2000년 이후 2배 이상 늘었지만 정부의 재정 지원은 100대 주요 대학에만 치우쳐 다른 대학들은 거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근 중국 정부는 대학에 공산당 사상 교육을 의무화하거나 서구적 문화 유입을 막는다며 SNS 접근조차 막고 있다. 이런 조치들이 자유로운 학습 분위기를 해치고 국제사회에서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비판과 함께 유학 수요를 부추기는 것으로 지적됐다.
아울러 WSJ은 중국 내 대학생 급증으로 일자리 확보가 어려운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대졸자는 750만 명으로 지난 2000년에 비해 8배나 늘어난 데다 대졸자 평균 초임 월급도 3487위안(약 61만 원)으로 건설 분야 이주 노동자 임금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